[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무엇에 대해 사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충설명을 요청한 기자를 두고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파만파다. '바닥 민심'을 다잡겠다며 윤 대통령이 머리까지 숙여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홍 수석의 이러한 시각과 발언이 더 기름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홍 수석이 한 문제의 발언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사과한다고 했는데 무엇을 사과한 것이냐는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다.
홍 수석은 "우선 담화문 속에서 자신의 불찰과 국민께 상심 드린 점을 포괄적으로 사과한다는 말씀을 주셨고 고개 숙여 태도로써 사과한 다음,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면서 구체적인 부분까지 사과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질문이 이어지자 홍 수석은 윤 의원 말을 끊고 "그 부산일보 기잔데요. 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 생각한다.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마치 어린아이한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하는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검찰의 김건희 여사 봐주기 논란', '명태균 게이트 의혹' 등에 대한 해명을 기다렸던 국민 기대에는 못 미쳤다. 기자의 보충설명 요청은 오히려 윤 대통령에게 만회의 기회가 열린 셈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잘못한 게 있으면 딱 집어서 '이 부분은 잘못한 거 아니냐'라고 해주시면은 제가 그 팩트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리겠다"면서도 "제가 대통령이 돼서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그 팩트를 가지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해서 그걸 다 맞습니다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산일보 기자님께서 (사과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거는 뭐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대답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에게 해당 질문을 한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는 이날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질문한 것에 대해서 그 태도를 시정하라는 건 앞으로 이런 질문을 하지 말라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주는 셈 아니냐"면서 "이제 누가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실에 그런 질문을 할 수 있겠나"라고 개탄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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