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는 항상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당하기만 하는걸까? 주식이 어려운 주린이(주식+어린이)를 위해 주식 고수들의 투자 종목을 슬쩍 훔쳐보기로 했습니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키움증권의 수익률 상위 1% 투자자, 그들이 어떤 종목을 사고 어떤 종목을 팔았는지 그 포트폴리오를 아이뉴스24가 공개합니다. [편집자]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지난 한 달간 국내 증시가 주도주 없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가 아닌 개별 이슈에 주목했다. '세기의 이혼'으로 남을 SK를 대량 매수하고 K-뷰티를 선도하고 있는 실리콘투를 대거 덜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은 지난 5월 한 달간 SK, 삼천당제약, 피엔티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기간 동안 해당 종목들은 각각 전월 대비 6.14%, 14.05%, 64.22% 상승했다.
순매수 1위에 SK가 이름을 올린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판결 영향으로 보인다.
5월 첫 주부터 셋째 주까지 내림세를 나타내던 SK는 이혼소송 2심 판결이 난 마지막 주에 무려 18.41%가 치솟았다. SK 경영권을 두고 지분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SK 우선주 또한 지난 한 달간 32.78% 상승했고 이혼소송 판결이 난 5월 마지막 주엔 38.17%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며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판시했는데, 이는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1심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순매수 2위를 기록한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다회용 점안제를 미국에 수출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국내 제약사가 다회용 점안제를 미국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CD411' 출시 기대감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삼천당제약은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SCD411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을 시작으로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상용화 절차를 밟고 있다. 연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중남미 지역에서도 SCD411 공급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순매수 3위를 차지한 피엔티는 2차전지와 전자소재용 기기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지난달 10일 피엔티는 984억8880만원 규모의 전기자동차용 소재 생산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작년 매출액 대비 19.08%에 해당한다.
특히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피엔티는 2분기도 높은 영업 마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증권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3일 기업분석리포트를 내며 2분기 예상 매출액이 전년 대비 96.4% 상승한 200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0.8% 오른 345억원을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달 말 추가로 리포트를 발간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국내 셀 고객사 규모의 대형 해외 고객사와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해외 대형 고객사에게 건식 관련 장비를 발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어 "차기 비즈니스 모델인 LFP 배터리 생산, 소재 사업 진출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24년까지 ESS용 LFP 배터리 라인 증설 완료 이후 2025년 0.2Gwh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고 R2R 기반 소재 생산도 내년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실리콘투, 대한전선, 감성코퍼레이션 순으로 집계됐다. 세 종목은 지난 한 달간 각각 155.07%, 21.44%, 34.79% 올랐다.
K-뷰티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급등하자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투의 급등세는 K-뷰티의 세계화 영향이다. 올해 1분기엔 연결 기준 매출액 1499억원, 영업이익 29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58%, 297% 늘어난 규모다.
증권가에선 실리콘투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하며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5월 한 달간 실리콘투의 목표주가를 두 번 상향했는데, 기존 1만55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이후 5만1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하나증권은 4만9000원을 목표 주가로 제시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중심인 국가인데, 한국 화장품의 가성비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한국 화장품의 미국 오프라인 시장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실리콘투가 6월 초 미국에서 오프라인 매장 'Moida'를 오픈하려는 이유도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과 오프라인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오프라인 진출을 통한 타겟 가능한 전체 시장(TAM) 확대는 실리콘투 등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이라고 짚었다.
AI 산업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도 늘자, 전력 기기·전선 종목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한전선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여왔는데,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일부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선 AI 수혜로 대한전선이 올해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기준 올해 매출액이 3조2000억원, 영업이익 1195억원을 예상했다.
무엇보다도 대한전선은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제품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공장을 증설할 계획으로, 국외 생산기지 구축 등에 990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액 중 95%인 9400억원은 해저케이블 신규 공장 구축·증설에 사용한다.
감성코퍼레이션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5% 증가한 37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 늘은 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실적은 스노우피크 어패럴의 인기 영향이다.
연간으로는 가장 매출이 적은 분기임에도 높은 실적을 달성해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 해당 통계는 종목별 거래금액 합계 10억원 이상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본 정보는 단순 통계자료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종목추천·투자권유가 아닙니다. 따라서 키움증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본 정보로 인해 고객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지가 없습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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