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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룹신용] 롯데, 케미칼발 동반 신용 하락 위기


한신평, 롯데케미칼 추가 신용등급 하락 위험
한신정평가, 석유화학 부진 장기화로 그룹 신용위험
"영업 이점 축소, 점포 매각 재무 여력 확보해야"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로 대표되는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으로 신용등급 동반 추락의 위험에 처했다. 그룹 핵심 사업 부문의 부진이어서 그룹 차원에서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지도 관심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롯데그룹 보고서'에서 롯데케미칼의 주요 재무지표가 신용등급 추가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롯데케미칼의 2023년 말 기준 매출액에 대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은 4.3%다. 그러나 2021년(13.3%)에 비해선 큰 폭으로 하락했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도 7.0배로 2022년 13배보단 낮다. 문제는 여전히 신용등급 하향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의 2021년 기준 순차입금 배수는 0.1배에 그쳤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순차입금, EBITDA, 순차입금/EBITDA 추이 [그래프=NICE신용평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순차입금, EBITDA, 순차입금/EBITDA 추이 [그래프=NICE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추가 하향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문아영 선임연구원은 "석유화학 부문이 산업 내 구조적 업황 저하로 과거 수준의 현금 창출력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사업 재편 과정에 수반하는 자금 소요를 고려하면 재무 부담 확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그룹은 2010년 말레이시아의 타이탄케미칼 인수, 2016년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 인수, 지난해엔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소재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올레핀 제품 중심으로 영업 손실이 생기면서 구조적인 업황 저하 압력을 받고 있다. 최대 수출처인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 상승으로 실적 부진의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사업구조 효율화에 나섰다. 성과가 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매각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롯데케미칼 타이탄 등 기초소재 사업 재편 논의도 진행 중이다. 총투자 39억달러의 인도네시아 나프타분해설비(NCC) 등 라인(LINE) 프로젝트 증설 계획도 속도 조절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케미칼은 설비투자 자금을 대부분 차입금으로 해결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NICE신용평가는 "롯데그룹은 4대(바이오,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2차전지) 신사업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며 관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면서, 동시에 부진 사업 매각을 통한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 중이나 매각 성사 여부와 시점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시황 개선에 시일이 걸릴 것이고,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투자 기조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그룹 차입 규모 감축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3.2조원 현실화 가능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보유 자산과 투자부동산 및 차입금 추이 [그래프=한국신용평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보유 자산과 투자부동산 및 차입금 추이 [그래프=한국신용평가]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도 여전하다. 롯데건설의 2023년 말 연결 기준 PF 보증(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 보충 약정 포함)은 5조4000억원 수준으로 2022년 말 대비 약 1조4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자본 완충력에 비해선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더구나 도급 사업 PF 보증 4조4000억원 가운데 72%에 달하는 3조2000억원이 미착공 현장 보증이다. 전체 PF 보증 가운데 60%가 충당부채로 현실화할 수 있다.

한신평은 "잇단 유동성 대응 방안에도 과중한 PF 우발채무 규모여서 신용도 하향 압력은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서민호 한신평 수석연구원도 "석유화학 부진에 신사업의 초기 투자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롯데케미칼은 추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며 "그룹 핵심 계열사여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떨어지면 롯데지주 신용등급도 하향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에서 시작하는 신용등급 변화는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물산 등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에서 비롯된 재무 리스크 해소를 위해 롯데그룹이 부동산 자산에 대한 정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롯데쇼핑,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롯데물산)의 부동산 장부가액은 35조원(2023년 말 기준)으로 총차입금(32조원)의 109%에 이른다.

서민호 연구원은 "부동산을 매각해 투자·재무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도 있다"면서 "근거리·소량 구매와 대형·고객화 매장으로 집객 집중으로 양극화하는 소비패턴에선 폭넓은 영업 커버리지 이점도 축소되고 있다"고 자산 유동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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