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지난 한 달간 코스피 지수가 5.96% 후퇴했다. 새해 증시가 다소 암울하게 시작했다는 평이지만,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은 주요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업종과 산업을 발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은 온디바이스AI가 작년에 이어 이번 CES2024에서도 화제가 된 것을 오히려 매도 기회로 삼았다. 반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글라스 기판에 관심을 보이며 신규 매수세를 이어갔다.
6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간 SKC, 기아, 에브리봇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SKC는 15.23% 하락한 반면 기아와 에브리봇은 각각 2.90%, 104.81% 올랐다.
순매수 1위를 차지한 SKC는 주가가 내림세였음에도 도리어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C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가장 먼저 글라스 기판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지난달 CES2024에서 삼성전기가 글라스 기판을 신사업으로 꼽자 선두업체에 투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SKC는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컴퓨팅(HPC)용 글라스 기판'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는 작년 미국 조지아주에 글라스 기판 공장을 완공하며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등 업계 내 최일선에 서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서도 글라스 기판 사업에 뛰어드는 중이다. 인텔은 오는 2030년 안으로 글라스 기판을 적용한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작년 9월 밝혔다. 일본에선 다이닛폰프린팅(DNP)가 작년 3월 글래스 기판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독일, 대만 등도 잠재 사업자로 꼽힌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밝힌 기아도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기아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3% 증가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5% 늘어난 11조6079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더해 자사주 소각과 고배당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 투심을 끌어 모았다. 기아는 결산 배당액을 기존 대비 2100원 올린 56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률은 6%, 배당 성향은 25%다. 여기에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도 발표했다. 기아는 취득한 자사주의 50%를 상반기 중 소각한 뒤 3분기까지 경영 목표 달성에 따라 나머지를 추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순매수 3위는 로봇관련주로 묶인 에브리봇이 이름을 올렸다. 2015년 설립된 에브리봇은 1세대 로봇 개발 엔지니어인 정우철 대표이사가 2016년 세계 최초로 바퀴 없는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초 로봇주의 강세는 지난달 열린 CES2024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동안 다른 로봇 관련주도 큰 변동성을 나타냈는데, 에브리봇만 유일하게 높은 수익률로 지난달을 마감했다.
반면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내다판 종목은 엔켐, 제주반도체, 신성델타테크로 나타났다. 세 종목은 이 기간 동안 각각 105.66%, 89.05%, 79.1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주가 급등을 빌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전해액을 생산하는 엔켐은 지난달 2차전지 관련 주들이 약세를 보이는 중에도 홀로 급등세를 연출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를 엔켐이 직접 받을 것이란 전망에 투자심리가 높아졌고, 이를 도리어 매도 기회로 판단해 주식 비중을 덜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도 2위의 제주반도체는 생산설비 없이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LPDDR·SDRAM 등 D램, S RAM, 셀룰러 램 등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한다. 올해 본격적으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작년 하반기부터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왔다.
특히 제주반도체는 삼성전자 갤럭시S24 수혜주로 분류돼 지난달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수직 상승해 기술적 조정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증권가에선 온디바이스AI 시장 본격화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로 제주반도체의 매출도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 회복에 따른 평균판매단가 상승, 제품 믹스 개선,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공급 확대 등에 따라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58.2% 오른 2691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6.5% 상승한 32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천도체 테마주로 묶인 신성델타테크의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도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델타테크는 지난달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에도 양자 컴퓨팅 서비스 기업인 테라 퀸텀 연구진이 흑연을 이용한 상온 초전도성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는 소식에 더 영향을 받아 상승세가 지속됐다.
* 해당 통계는 종목별 거래금액 합계 10억원 이상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본 정보는 단순 통계자료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종목추천·투자권유가 아닙니다. 따라서 키움증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본 정보로 인해 고객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지가 없습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