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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압박·불경기 이중고"…'눈물의' 자구책


SPC·매일유업은 희망퇴직 카드 꺼내고…CJ제일제당은 조직 개편 단행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원가 압박·불경기 '이중고'에 시달리는 식품업계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는 최근 1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라그릴리아·쉐이크쉑·파스쿠찌·잠바주스·리나스·피그인더가든 등 14개 브랜드가 대상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1년 6개월 치의 급여와 1년 치 학자금이 지원된다. 이와 함께 창업이나 이직, 전직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복리후생 규정에 따라 장기근속에 따른 점포 개설을 지원한다.

SPC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SPC]
SPC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SPC]

SPC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 여파로 수요가 급감한 데다, 인건비·원재료비 등이 상승하며 경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경영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하는 직원에 한해 희망퇴직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칭다오 맥주 수입사 비어케이 역시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지원금은 근속 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중국 칭다오 맥주 생산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에 방뇨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돼 위생 논란이 일어난 후 수입이 급감한 탓이다.

비어케이는 영상 공개 후 "당사가 수입하는 전 제품은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변 맥주'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달 21일부터 약 한 주간 편의점 칭다오 맥주 매출은 전주 대비 20~40%가량 줄었다. 비어케이 관계자는 "매출 대부분이 칭다오 등 중국 맥주에서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파장이 크다. 긴축 경영이 필요한 상황으로, 회사 존속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 일환으로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유업 CI.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 CI.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도 지난 8월 만 5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겐 근속 기간에 따라 최대 통상임금 18개월치를 위로금으로 제공했다. 퇴직 후 2년 동안 경조사 물품을 제공받고, 회사 측에서 재취업 교육도 지원한다.

매일유업의 이같은 인력 감축 노력은 최근 유가공업계의 전반적인 경영 악화 영향이 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최근 원부자재 비용이 크게 뛴 가운데, 인건비와 물류비·원부자재 가격이 두루 올랐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최근 유가공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 경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쇄신에 나선 식품기업들도 많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수평적·혁신적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본부, 실, 팀 등 위계를 드러내는 조직 명칭을 없앴다. 글로벌 임직원 누구나 조직 기능과 역할 범위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영문을 기본으로 조직명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실'은 'Corporate Communication'으로, '재무전략실'은 Corporate Finance Strategy'로 변경했다. BIO사업부 내 'BIO PS사업본부'는 'Protein Solution, BIO'로 바꿨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당 조직에서만 통용되는 축약어를 쓰는 게 아니라 누구나 명확하게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그룹의 새로운 CI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식품그룹의 새로운 CI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사명 변경'까지 단행하며 대대적 혁신을 천명한 기업도 있다. 삼양식품그룹은 지난 7월 그룹 및 지주사 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하고 새로운 CI를 적용했다. 최근 10여 년간 수출을 중심으로 높아진 인지도를 반영해 새로운 정체성과 비전을 수립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 롯데푸드를 합병한 데 이어 올해 초 사명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했다. 새 사명에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는 물가 상승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상당하다"며 "당장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기업들이 희망퇴직을 통한 조직 슬림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이유"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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