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파머징 마켓'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머징 마켓은 의약품을 뜻하는 '파머시(Pharmacy)'와 신흥 시장을 의미하는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의 합성어다. 선진국 제약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임상 개발에 드는 비용이 적은 인도네시아, 중남미 등이 대표적 파머징 마켓으로 불린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파머징 마켓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로 꼽힌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의약품 수요 및 소비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아세안 전제 의약품 시장에서 27%를 차지할 만큼 제약 시장 규모가 크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재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약 30억달러(4조원) 수준이던 인도네시아 제약산업 시장 규모는 연평균 5.5%씩 성장해 오는 2025년 약 37억달러(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는 지난 6월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로부터 인도네시아 내 혈액제제 플랜트 건설 및 기술 이전과 관련한 사업권을 최종 승인받았다. 올해 초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현지 정부와 세부적 협의를 이어온 끝에 결실을 얻은 것이다. 최종 승인 이후 GC녹십자는 인도네시아 적십자와 현지 제약사 트리만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업의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 SK플라즈마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보건부에서 혈장 분획 공장 건설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 공장 수출 규모는 3000억원에 달한다. 연간 100만ℓ의 혈액제제 생산이 가능한 규모다. 회사 측은 올해 착공을 시작해 2년 뒤 준공할 계획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대웅제약도 지난 2012년 현지 제약사인 인피온과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하고 현지 최초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는 현지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인 빈혈치료제 '에포디온'을 생산·판매해 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2015년 인니 제약사인 오토사와 합작법인 'CKD-OTTO'을 설립해 2019년 인도네시아 최초로 할랄인증 항암제 공장을 준공했다.

중남미 역시 떠오르는 파머징 마켓이다. 인구가 많아 의약품 수요는 높지만, 자체 생산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중남미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1년~2025년까지 연평균 12.6%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2012년 브라질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후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허쥬마', '램시마SC' 등의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램시마는 브라질에서 2년 연속 연방정부 입찰에 성공하며 지난해 기준 8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6월 브라질 현지 파트너사인 '블라우'와 자사의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인 'IVIG-SN'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9048만달러 규모의 물량을 오는 2028년 6월까지 총 5년간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부터 브라질 정부의 의약품 입찰 및 민간 시장에 혈액제제를 공급해 왔다.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을 앞세운 HK이노엔과 대웅제약도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멕시코에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품목허가를 받은 HK이노엔은 약 두 달 후인 7월엔 페루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지난 2018년에는 중남미 제약사 '라보라토리어스 카르놋'과 중남미 17개국을 대상으로 케이캡정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맺었다.
대웅제약도 에콰도르와 칠레에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의 허가를 받았다. 현재는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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