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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증가에 무배당·집단소송까지…사면초가 몰린 한국가스공사


무배당·미수금 해결 어려워…주가도 연일 신저가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올해 1분기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12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초 추진하려던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가스공사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은 공사 창립 이래 처음이다.

1일 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영업이익에 대한 배당을 놓고 고민하던 배당협의체는 국민적 여론을 감안해 무배당 방침을 지난 달 24일 발표했다. 작년 미수금이 8조6천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사진=한국가스공사]

가스공사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89.2% 증가한 18조2천억원, 영업이익은 170.7% 성장한 1조1천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87.9% 오른 51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년 대비 88% 성장한 4천47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조4천9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5%가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스공사의 부채비율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21%포인트 증가한 500%,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90%포인트 오른 64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미수금은 작년 말 기준 역대 최대인 8조6천억원에 달했다.

가스공사는 해외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해 국내 도시가스 사업자와 발전회사에 공급한다. 해외에서 사 온 금액보다 싸게 팔아 적자가 생기면 미수금으로 분류한 뒤, 향후 가스요금 인상으로 미수금을 해결한다. 작년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LNG 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정부가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해 역대 최대 미수금이 발생했다.

정부 방침으로 인해 받지 못하는 돈인 미수금은 사실상 손실에 해당하나, 재무제표에서는 자산에 속한다. 사실상 한국가스공사는 영업적자를 냈지만, 회계상으론 흑자로 나타나는 셈이다. 더군다나 올 1분기 말엔 미수금이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가스공사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이번 무배당 결정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포인트,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33%포인트 개선될 것이라 보고 있다. 더불어 무배당에 의한 자본 증가로 사채발행한도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에너지 위기 발생 시 재무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가스공사는 장부상 순이익의 최대 40%를 주주들에게 배당해왔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무배당 결정을 내리자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달 24일 소액주주연대는 가스공사가 삼천리 등 도시가스 소매업체를 상대로 미수금 반환 소송과 채권추심에 나설 것을 국민신문고에 촉구했다. 공사가 나서지 않으면 미수금 방치를 이유로 상법에 따라 30일 뒤 공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집단소송) 제기도 예고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스공사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전망도 어둡다. 증권가는 일제히 가스공사의 미수금과 무배당을 지적하며 목표가를 줄하향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수금 안정화 이전까지 회계상의 이익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올해는 견조한 별도, 해외 사업 실적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금융 비용으로 인해 순이익은 34%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6만2천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투자 매력 개선 여부는 불투명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6만2천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4만9천원→3만9천원)이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고, 신한투자증권(5만9천원→5만1천원), 유진투자증권(6만원→4만5천원), 하나증권(6만2천원→4만원)도 목표가를 내렸다.

연이은 악재의 영향으로 가스공사는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 중이다.

무배당을 발표한 지난 달 24일 가스공사는 전일 대비 500원 오른 3만1천2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나 27일엔 2만8천700원, 28일엔 이보다 더 하락한 2만8천50원으로 거래를 마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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