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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대신 갚느라 허리 휘었다" HUG 13년만에 '적자'


작년 전세보증금 대위변제 9천억 달해…국토부, 다음주 전세보증보험 대책 발표

[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주택시장 침체 속 전셋값 급락 등의 사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천문학적 적자를 안겼다. HUG가 2009년 출범한 이래 13년 만에 처음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임차인에게 임대인 대신 갚아준 보증금의 규모가 작년에만 9천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HUG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천억원 안팎의 당기순손실(추정치)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이 늘어난 이유는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대출자가 갚지 못해 기관이 대신 갚아준 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HUG의 연간 대위변제 규모는 2020년 4천415억원, 2021년 5천40억원, 작년 9천241억원까지 증가했다.

[사진=HUG]
[사진=HUG]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보험 외에 적자를 일으킨 상품이 무엇인진 지난해 영업실적 결산이 3월 말에 끝나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UG는 전신인 대한주택보증 시절이었던 2009년에 7천322억원의 손실을 낸 바 있다. 전년에 일어난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급속하게 침체되며 분양보증 사고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0년부턴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2020년엔 2천918억원, 2021년에는 3천62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2022년 또다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자 다시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해 적자를 낸 주 원인으로는 전세보증금 사고가 꼽힌다. 작년에만 5천443건이다. 2018년(372건)보다 약 15배 급증한 규모다. 전년(2천799건) 대비로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792억원을 기록한 연간 피해액은 작년에 1조1천726억 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보험 등 서민주거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상품들의 금융지원 구조를 바꾸는 것과 관련해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고 했다. 건설사의 부도로 인한 미분양 대위변제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분양보증 수수료를 올리는 데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못 박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빠르면 내주 발표할 전세 사기 방지대책에 전세보증보험 제도의 보완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정부로서는 서민들의 주거안정 장치인 전세보증보험을 유지하면서도 HUG가 과도하게 부담을 끌어안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완 대책에 들어갈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국토부는 HUG의 전세보증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혜진 기자(hj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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