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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달라진 장맛비, 형태와 표현 재정립한다


기상청, 학계와 논의 시작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후변화로 여름철 장맛비, 소나기, 집중호우 등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기상청이 이에 따라 용어 재정립을 위해 학계와 논의를 시작했다.

기상청(청장 유희동)은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후위기 시대, 장마 표현 적절한가?’라는 주제로 한국기상학회 특별분과 행사를 개최했다.

유희동 청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과거와 달라진 여름철 비를 ‘장마’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그 형태와 표현의 재정립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리고 있는 지난 6월 23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랑천이 폭우로 인해 수위가 높아져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리고 있는 지난 6월 23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랑천이 폭우로 인해 수위가 높아져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특별분과 행사에는 관련 학계 전문가와 언론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7건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발표에서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장마철 강수 지속 기간이 크게 변했고 단속적 소나기와 국지적 폭우가 잦아지고 있어 오랫동안 사용해온 용어인 장마의 표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경환 부산대 교수는 기상청이 10년 만에 발간한 장마백서를 통해 장마의 시작과 끝을 더욱 정교하게 정의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장마철과 그 이후 강수 구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음을 알렸다.

변영화 기상청 팀장은 과거 우리나라 강수 유형의 변화와 미래 전망을 소개g했고 임교순 사무관은 올여름에는 장마철보다 장마철 이후에 더 많은 비가 내렸으며 지역별 차이가 뚜렷했음을 강조했다.

여름철 전체 강수량 중 장마철 강수량이 42.2%, 장마철 이후 강수량이 49.8%를 차지했다. 올 여름 우리나라 중부와 남부 지역 간 강수량 차이가 1973년 이후 상위 2위(458㎜)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기후변화로 급변하고 있는 여름철 강수 유형을 반영할 수 있는 장마의 새로운 정의 또는 신규 용어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장은철 공주대 교수(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는 장마가 종료된 후에 소나기와 국지성 강수가 집중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만큼, 최근 여름철 강수 발생 과정과 특징들이 전통적 장마의 특성과 부합하는지 추가 연구를 통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아열대성 기후의 특징인 강수가 집중되는 구간을 의미하는 우기(雨期)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시베리아 등 고위도 지역의 지면 상태 변화로 인한 대규모 대기 순환의 변화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근영 한겨레 선임기자는 기상청과 학계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로서의 장마는 국민이 이해하는 일반용어와 간극이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용어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제안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여름철 강수 특성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에, 적절한 형태의 구분과 표현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장마’는 온 국민이 수백 년 이상 사용해 온 친숙한 용어인 만큼 간단히 결정할 사항이 아니어서 학계와 산업계는 물론 국민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전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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