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겐하임 미술관서 OLED 한 잔?"… LGD, 투명 OLED 띄우는 이유는


유통·모빌리티 등 여러 산업 분야서 활용 늘어…시장 성장성 높아 新 먹거리 급부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지난 6월 1일 저녁.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 내부는 20~30대 젊은 층이 몰려 북적였다. 유명 클럽처럼 곳곳이 화려한 조명들로 가득 채워졌고, 방문객들의 옷차림도 일반 미술 관람객들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한 켠에 마련된 홀로그램 대형 포토월에선 참석자들이 한껏 포즈를 취했고, 참가자들의 손에는 '올드 스탠바이(Old Standby)', '라 클래시카(La Clasica)' 등 'OLED' 철자를 활용해 이름을 지은 네 가지 칵테일이 들려 있었다. 한 참가자는 "'LG 스탠바이미' 안에 적힌 칵테일 이름들도 신선했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을 뉴욕 한 가운데 있는 미술관에서 만나니 신기했다"며 "OLED 포토존도 있는 것 같아 지나칠 수 없어 사진을 찍으며 즐겼다"고 말했다.

구겐하임 YCC 파티에 설치된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포토월 [사진=LG디스플레이]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꼽히는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이날 '영 컬렉터스 카운슬(YCC)' 파티를 진행한 곳은 LG였다. LG는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이 미술관을 후원하고 현대미술의 혁신적인 예술가를 지원하는 내용의 'LG-구겐하임 글로벌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이 같은 행사를 벌였다. 구겐하임과의 파트너십에는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3개 사가 참여했다.

파티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곳곳에 설치된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최신 디스플레이였다. 파티 참석자들은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투명 OLED 9대로 홀로그램을 구현한 대형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고 83인치 OLED TV가 설치된 DJ 부스 앞에서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단순히 디스플레이의 제품 중 하나로 여겨지던 OLED 패널이 젊은 층의 놀이 문화에 녹아든 것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투명 OLED로 신상 의류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

이처럼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투명 OLED'를 앞세워 미래 신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명 OLED가 향후 건축 인테리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시장 성장성이 높은 만큼 새로운 먹거리로 키워가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OLED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두 곳이다. 그러나 투명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투명 OLED는 9인치 이상 대형 OLED를 생산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춰야 제조할 수 있는데,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부터 투명도 40%의 55인치 투명 OLED를 상용화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5년 투명 OLED 개발·생산을 했으나, 2016년 대형 OLED 생산을 중단하면서 관련 사업을 접었다.

투명 OLED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의 장점을 극대화한 기술로, 기존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투명도가 높으면서도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화면 뒤쪽의 사물을 보는 동시에 다양한 정보와 그래픽 효과를 화면에 자연스럽게 제공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투명 OLED를 활용한 공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SPC그룹이 판교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랩 오브 파리바게뜨'가 대표적인 예다.

이곳은 단일 매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투명 OLED 38대로 미래형 매장을 구축했다. 매장 내부는 투명 OLED 22대로 구성된 가로 13.5m 길이의 대형 '투명 아트월'이 설치돼 벽면의 질감과 조화를 이루는 디지털 아트 등으로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8대의 투명 OLED 스크린에는 AR(증강현실) 콘텐츠를 적용해 화면 너머 실제 제빵 과정을 보는 동시에 제품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투명 OLED가 내장된 스마트 매대는 고객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신제품 광고 등을 띄워 프로모션 효과를 극대화한다. 덕분에 이곳은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들로 북적이며 금세 '인스타 성지'가 됐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55인치 투명 OLED 4대를 상하좌우로 이어붙인 매장 외부용 '투명 쇼윈도'를 소개하고 있다. 진열된 의류를 보는 동시에 각종 그래픽 효과를 추가할 수 있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매장 사이니지뿐 아니라 모빌리티, 건축, 홈 인테리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투명 OLED가 활용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CES 2022'에선 투명 OLED를 활용한 모빌리티 콘셉트 제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두산밥캣은 조종석 전면 유리 대신 터치식 투명 OLED를 설치한 미니 전기굴착기를 공개했다. 현대중공업 자회사 아비커스는 자율주행 보트 운전석 앞 유리에 투명 OLED를 적용한 증강현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선보였다.

중국 베이징 선전 푸저우 등 지하철과 일본 JR동일본 관광 열차에도 투명 OLED가 적용됐다. 객실 창문에 투명 OLED를 설치해 외부 전경과 운행 정보 등을 동시에 보여줘 눈길을 끈다.

디지털아트에서도 투명 OLED를 주목하고 있다. 투명한 화면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차별화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신규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투명 등 라이프스타일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신시장 확장과 공략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춰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투명 OLED로 오피스용 파티션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건축설계 기업 겐슬러(Gensler)사와 협업해 제작한 '사무용 투명 OLED 파티션(모델명 M923 디지털)'은 올 하반기 글로벌 최대 파티션 제작사 마스 리빙 월(Maars Living Walls)을 통해 북미를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공간 분리용으로만 쓰이던 파티션에 투명 OLED를 적용하면 별도의 TV나 모니터를 두지 않아도 파티션을 화상 회의, 프레젠테이션 등에 사용할 수 있다"며 "디스플레이 하나로 공간에 폐쇄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객실 창문을 대체할 수 있는 철도용 투명 OLED 패널 [사진=LG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투명 OLED 시장 규모가 매년 2배씩 증가해 향후 10년 내 1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전략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2022년 1천억원대에서 2025년 3조원대, 2030년에는 1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자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투명 OLED 시장에 기웃거리고 있다. BOE는 지난 5월 '디스플레이 위크 2022'에서 투명 OLED 기술이 적용된 12.5인치에 투명도가 최대 45%로 제작된 '인터랙티브 윈도'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이 제품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투명 OLED 시장이 커지면서 중국 업체들도 진입하기 위해 노리고 있지만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중국 업체들과 한국 업체들 간 기술력 차이는 큰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 경쟁만 하다 중국에 한 순간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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