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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옐런이 찜한 삼성·LG…높아진 韓 반도체·배터리 위상에 재계도 '관심'


中 견제 나선 美, 반도체·배터리 중심 공급망 본격 강화…韓 기업도 투자 속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두 달 간격으로 방한한 기간 동안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과 LG사이언스파크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을 두고 글로벌 반도체·배터리 시장 내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왔다.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구애도 한층 더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옐런 장관은 방한 첫 일정으로 19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 마곡 R&D 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LG화학의 차세대 양극재와 분리막 등 연구 시설이 모여 있는 상태로, 옐런 장관의 이번 방한 기간 중 기업 방문은 LG가 유일하다.

옐런 장관은 지난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이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은 2016년 6월 이후 6년 만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배터리 등 재생에너지 관련 전시관을 둘러본 옐런 장관은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공급망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국은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옐런 장관이 LG화학을 콕 집어 방문한 것은 미국이 현재 한국 배터리 산업을 얼마나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있는지 보여준 대목"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핵심인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실제로 옐런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동안 자신이 직접 제안한 개념인 '프렌드쇼어링'의 핵심 국가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프렌드쇼어링은 우방국가 간 공급망 구축을 뜻하는 것으로, 신냉전 등의 정치적 리스크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IPEF 출범과 함께 이를 강조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동맹국 간 프렌드쇼어링을 도입하고 더 굳건한 경제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며 "공급망을 더 강화하기 위해 주요 우방과 경제 협력을 굳건히 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또 프렌드쇼어링을 통한 중국, 러시아에 대한 견제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들 국가가 원자재·기술과 관련해 자신의 지정학적 힘을 활용해 경제적 압력을 가함으로써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가 단행한 행동으로 세계에 많은 여파가 닥쳤고 전 세계 에너지 가격도 인상 중이어서 시민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중국은 자신들이 특정 재료, 제조환경에서 지배적 힘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불합리한 시장 질서를 도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들이 특정 제품과 물질에 대해 독단적으로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적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국가에 지배적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 때문에 재계에서도 최근 반도체, 배터리 사업에 좀 더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유럽 출장 당시 헝가리에서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고, 독일에서는 2017년 인수한 전장업체 하만카돈과 배터리 고객사인 BMW 등을 만났다.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을 계기로 삼성은 전기차 배터리와 전장 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반도체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133조원을 파운드리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해 투자규모를 171조원으로 확대했다. 올 들어선 향후 5년간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 신산업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배터리, 반도체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꼽고 5년간 247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향후 3년간 AI, 소프트웨어(SW),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의 R&D 분야에서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천 명 이상을 채용키로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배터리와 함께 바이오 등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헝가리 롯데알미늄 양극박 공장에 1천1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성장 가능성이 큰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이달 초 경기 안양 LS타워 대강당에서 개최된 LS 임원세미나에 일일 연사로 나서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오는 2030년까지 신사업 비중을 50%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즉, 배·전·반이 이끄는 산업 생태계 속 소재, 부품 등의 영역에서 숨은 기회들을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견제에 나선 미국이 한국, 일본, 대만 등 우방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움직임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이 동맹국 중 한 곳으로 한국을 택한 것도 반도체, 배터리 시장 내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그러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복합 위기 속에 반도체, 배터리를 포함해 바이오, 전기차 등의 신산업이 돌파구가 돼 줄 것으로 보고 새로운 먹거리로 키워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투자도 점차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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