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가 게임 관련 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등 게임 분야로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게임과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네이버가 공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월 게임사와 웹3.0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에 46억원을 투자했다.
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는 10억달러 이상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펀드로, 게임 관련 업체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인프라, 소셜 플랫폼, 게임 관련 웹3.0 회사 등에 고루 투자한다. 지난 3월 7억5천만달러(한화 약 9천637억원) 규모의 2호 펀드 조성을 마쳤다. 앞서 조성한 2억3천500만달러(약 3천억원) 규모의 1호 펀드에 이은 성과다.
현재까지 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가 투자한 업체는 오디오 플랫폼 '디스코드', 블록체인 게임 개발 플랫폼 '포르테',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 '앱러빈',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네온', 메타버스 게임 개발 스튜디오 '슈퍼소셜' 등 총 34곳이다. 게임 개발사를 비롯해 블록체인 플랫폼, 메타버스 관련 플랫폼 등에 다양하게 투자했다.
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블록체인 게임이다. 이곳은 지난해 말 솔라나벤처스, 포르테 등과 함께 블록체인 게임에 1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록체인 게임 투자 확대를 통해 웹3.0 시대의 새로운 게임에 대해 빠르게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다. 웹3.0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이 직접 데이터를 소유하는 것이 중심이 되는 웹 생태계를 의미하는데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이 게임과 적극적으로 융합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측은 이번 투자에 대해 "일반적인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차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육성하면서 게임 사업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늘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웹3.0 게임'에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과 NFT는 메타버스 내 경제 체계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이들은 복제가 불가능하기에 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상에서 고유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물건을 NFT화해 사고 파는 방식으로 메타버스 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 일부 게임사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의 핵심 역시 블록체인과 NFT다.
'제페토' 등을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하고 있는 네이버는 향후 이 같은 요소를 메타버스 플랫폼과 엮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제페토에 암호화폐와 NFT 등을 조만간 적용,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네이버가 제페토 내에 '로블록스'와 같이 게임 제작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달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페토를 중심으로 게임, 메타버스, 가상현실(VR) 분야에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사업 확대를 지속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최근 여러 경로로 블록체인·메타버스·게임 개발사에 투자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합작법인의 자회사 Z홀딩스는 지난달 일본 블록체인 기업 '더블점프 도쿄'에 투자를 단행했다. 더블점프 도쿄는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게임 '마이 크립토 히어로즈' 등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Z홀딩스는 지난해 12월에도 일본 블록체인 스타트업 '큐잔'의 시리즈A 펀딩에 참여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이자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도 올해 들어 관련 업체에 꾸준히 투자했다. 네이버제트는 미국 게임 개발사 브레이브터틀스,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콘텐츠 개발 기업 '메타스페이스컴퍼니', 싱가포르 메타버스 서비스 업체 '굿갱랩스', 국내 게임 개발사 '루노소프트'와 설립한 합작법인 '피노키오' 등에 연이어 돈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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