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HL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하고 있다. 2014년 지주회사 설립 이후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가 10년 만에 두 딸에게 지분을 물려주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정몽원 회장의 두 자녀인 정지연·지수씨는 2년 연속 지주회사인 HL홀딩스 지분을 늘리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지연·지수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11일까지 HL홀딩스 지분을 각각 3만6500주 매입했다.
정지연·지수씨의 HL홀딩스 지분 매입은 2024년부터 2년 연속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정지연·지수씨의 지분은 옛 한라(현 HL D&I한라)가 전부였다. 2013년 옛 만도(한라홀딩스) 지분을 장내에서 매입한 적은 있지만, 과거 보유하고 있던 옛 한라(현 HL D&I한라) 지분이 한라홀딩스로 이전된 이후 소폭의 지분 변화에 불과했다. 이를 감안하면 2024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매입이 시작됐고, 올해 들어서 지분 매입 속도가 빨라졌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5월 각각 475주, 938주에 불과하던 정지연·지수씨의 HL홀딩스(당시 만도) 소유 주식은 2024년 1월9일 5만4379주와 5만4661주로 늘어났고, 지난해 2월에는 보유 규모가 각각 11만5600주로 배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추가 매입에 나서 현재 보유 규모는 각각 15만2100주로 증가했다. 정몽원 회장의 배우자인 홍인화씨의 지분은 1389주로 변화가 없고, 정지연·지수씨의 지분 취득 자금에 증여 자금이 포함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정지연씨는 50억원 이상의 지분 매입 자금을 배당소득과 투자이익, 증여를 통해 조성했다. 정지수씨는 근로소득과 배당소득, 투자이익, 증여 등이 취득 자금의 원천이라고 신고했다. 정지연씨는 2010년 당시 만도(현 HL만도) 기획팀에 입사해 영업팀 과장 등을 거쳐 2014년에는 만도의 MDA 영업 담당으로 재직 중이었으나, 현재는 직업이 없는 것으로 신고했다. 정지수씨는 HL만도 상무로 재직 중이다. 이들의 지분 취득 자금은 근로소득이나 투자소득보다는 정몽원 회장 등의 증여 자금이 주된 원천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지연·지수씨는 2020년 설립된 사모펀드(PEF)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의 주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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