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회의 일정 합의 '불발'…3차 회동서 논의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여야가 31일 국회 본회의 개최 일정 협의에 나섰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1~4일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산불 사태로 순연된 본회의를 3일 하루만 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등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2차 회동에 나섰다. 하지만 본회의 일정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이 첨예한 것은 물론, 민주당의 의원총회가 진행된 탓에 심도 있는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진행되는 3차 회동에서 재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본회의 일정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은 1~4일 동안 연속해서 본회의를 열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본회의를 하루 정도만 하자는 등 입장 차이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이번 의총은 본회의 일정이 확정될 경우 운영 전략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여야 합의가 불발된 탓에 양당 원내대표 회동 진행 상황 공유에만 그쳤다고 윤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본회의 일정이 합의될 경우, 본회의 운영 전략에 대해서 의원들의 심도 있는 의견을 듣기 위해 의총을 소집한 것"이라며 "여야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별다른 얘기도 없었고, 의원들의 자유 발언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여야는 앞선 오전 회동에서도 본회의 일정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민주당은 예고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본회의 일정을 의결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기자들과 만나 "4월 1일 법안을 처리한 이후, 2~4일에 본회의를 열어 국회 현안 질의를 해야 한다"며 "본회의 일정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민주당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운영위를 열어 본회의 일정을 잡고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야당은 이날 오후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어 다음 달 1~4일 영남권 산불 사태 수습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등 현안에 대한 긴급 현안질문을 열어달라는 의사일정 의결을 강행했다. 여당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반발해 불참했다.

야당은 다음 달 1일 본회의서 안건 심의를 진행한 이후, 2~3일 이틀간 긴급 현안질문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4일 본회의에선 안건 심의와 긴급 현안질문을 함께 진행한다.

민주당이 '상시 본회의' 개최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마 후보자 임명 압박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물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탄핵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이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1~4일 본회의 일정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관철시킬 환경이 마련되는 셈이다. 하지만 우 의장은 당초 여야 합의를 주문한 만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의결한 일정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