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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가는길 7]로드쇼란 어떤 절차인 가


 

지난해 한국 벤처산업계에도 나스닥 관련 이야기들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로

드쇼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필자는 로드쇼를 일종의 투자설명회로 생각했다. 호텔의 회의장에 투자가들

을 초청해 놓고 사업설명을 하는 형태로 짐작했다.

그러나 실제로 나스닥 상장을 위한 로드쇼 일정표를 보고 좀 당황했었다.

우선 하루에 6~7회 정도의 설명회를 해야 하고,한번 할 때 소요되는 시간

이 약 60분이 소요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거의 대부분의 로드쇼가 1:1 미

팅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10월 27일 홍콩을 시작으로 해서 11월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정을

마칠 때까지 모두 93회의 투자 설명회를 가졌고, 만난 회사의 수가 152개사

에 달했다.

하루에 평균 6.2번의 설명회를 했다는 계산이다. 필자가 로드쇼를 마치고

나서 첫번째로 느낀 소감은 “알고는 두번 하기 어려운 일이 바로 로드쇼이

구나” 하는 것이었다.

아침, 점심 시간도 모두 일정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설명을 해야 하는 필

자의 입장에서는 식사를 제대로 할 여건이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피곤한 탓에 식사보다는 빨리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

했던 게 사실이다. 아무튼 매우 고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제일

큰 부담이었다.

10월 27일 첫번째 설명을 마치고 나서 주관사인 리만 브라더스의 책임자가

나를 보고 상당히 힘든 일정을 소화해야 하니 끝까지 지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번에 증자하는 규모가 1.2억 달러이니 투자가들로부터

약 10 배 정도의 주문을 받아야 성공적이 IPO 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필자는 그 책임자에게 20억달러 주문을 받아 올 테니 걱정하지 말라

고 했다. 이때 리만의 책임자는 웃으면서 의욕은 좋지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니 하여간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11월 1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드쇼를 마칠 즈음 두루넷이 투자가들

로 받은 주문의 총액은 무려 44억달러 였다. 리만 브라더스도 놀랬고, 필

자 자신도 놀랐고, 월스트리트도 놀랐었다.

그러면 왜 두루넷이 그렇게 투자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이었을까? 필자는 대략 몇가지 점에서 그 이유를 분석했다.

첫째, 그간에 투자가들이 만나 보았던 한국 회사의 경영진과는 스타일이 전

혀 달랐다는 것이다. 우선 우리 로드쇼 팀에서는 회사 업무에 관련된 과거,

현재,미래의 모든 숫자를 다 외우고 있었다.

질문이 나오면 추상적인 답을 하는 것이 아니고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한 답

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하여 높은 평가를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경쟁사를 비방하지 않았던 것이다. 로드쇼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

문이 바로 시장 및 경쟁사에 대한 것들이다.

두루넷은 경쟁사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것보다 두루넷의 장점을 체계적으로

설명함으로써 투자가들로 하여금 두루넷이 경쟁사 보다 우월하다는 판단을

가지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왜냐 하면 투자가들은 이미 프로스펙터스를 다 읽고 회사에 관한 내용을 훤

히 알고 있는 터이기 때문에 우리 보다 어쩌면 경쟁사 내용을 더 잘 알고

있을 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우리 회사에 대한 설명을 체계적으로 잘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 것이다.

셋째,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를 지켰다. 투자가들 중에는 질문의 내용이나

말투 등에서 우리를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은 그 사람들이 예의가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반응을 보

기 위한 시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진지

한 자세,심지어는 앉아있는 태도,시선의 위치 등에 이르기 까지 모든 면에

서 진지하게 투자가들의 질문에 응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넷째, 재미있게 설명을 했다. 로드쇼를 하고 돌아다니는 우리도 힘이 들지

만 투자해 달라고 찾아오는 회사를 하루에 4,5 팀씩 만나야 하는 투자자들

로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설명회가 진행되면 좋은 결과를 기대

하기 어렵다. 두루넷 로스쇼 팀의 경우, 특별히 준비했던 것은 아니지만 상

황에 맞는 농담 등을 섞어 가면서 분위기를 좀 즐겁게 유도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1 시간 동안의 회의 도중에 2,3번은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는 이야기 소재

를 활용했던 것이 투자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게 아닌가 판단한다.

이러한 전략을 머리 속에 넣고 강행군을 했던 1999년 가을 로드쇼는 정말

많은 기억을 남겨주었다. 우선 투자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

우 우리가 만났던 투자자 전원이 두루넷에 투자를 한, 소위 Road Show Hit

Ration 100% 를 기록했다.

주관사에서도 이러한 성과는 상당한 기록으로 평가해 주었어, 힘들고 고된

일정을 소화해 내야했던 우리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여담이긴 하지만 로드쇼를 하면서 아시아,유럽 그리고 미국 전역을 돌다 보

니 정말 화장실 갈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어느 투자회사를 방문해서는 로

드쇼 전원이 화장실부터 먼저 달려가는 진풍경이 가끔씩 연출되곤 했다.

특히 뉴욕의 경우 대분의 화장실이 사무실 속에 있거나 아니면 자물쇠로 잠

겨 있는 까닭에 열쇠를 받아 가지고 다 함께 볼일을 보러 가는 경우가 많

이 있었다.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점심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샌드위치를 사서 차에

서 먹으며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체 반도 먹기 전에 다음 회사에 도

착하는 바람에 먹다가 말고 바로 로드쇼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

다.

덕분에 필자는 로드쇼를 마치고 체중이 약 3 Kg 줄어드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8. 미국 회계 기준이 요구하는 회사내용은 9. 투자가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장은 불가능 10. 투명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11. 상장가격결정 12. 나스닥 상장 이후 회사가 해야 할 일

/두루넷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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