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정비사업 판도…'3조원대' 장미가 가른다

하반기 정비사업 판도…'3조원대' 장미가 가른다

장미1·2·3차, 49층·5105가구 탈바꿈
현대건설 '디에이치' 홍보라운지 개관
삼성·GS·롯데, 참전 따라 빅매치 예고
선별수주 기조 속 경쟁입찰 성사 촉각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장미아파트가 하반기 재건축 수주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건설이 일찌감치 수주의지를 드러내며 선점에 나선 가운데 삼성물산과, GS건설, 롯데건설도 사업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건설사들이 '될 사업만 고르는'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들 건설사가 실제 입찰에서 맞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 장미1·2·3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정비계획 고시와 통합심의 신청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후 현장설명회 등 후속절차에 돌입한다.

장미아파트는 기존 3522가구를 헐고 최고 49층·총 5105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예정공사비만 3조원 안팎에 달한다. 잠실 한강변이라는 입지에 대규모 공사비까지 갖춰 하반기 서울 정비사업장 최대어로 손꼽힌다.

송파구 잠실 장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입찰절차가 시작되기 전부터 잠실 파크리온 상가에 '디에이치(THE H) 잠실 라운지'를 열고 조합원 대상으로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관심은 삼성물산이 등장할지에 쏠린다. 삼성물산은 장미아파트 조합원을 대상으로 브랜드 선호도 등을 파악하며 사업참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조합원 사이에서 래미안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하면 현대건설과 맞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다만 삼성물산이 실제 입찰까지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 최근 건설사들이 공사비와 사업조건,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 사업장을 고르는 분위기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역시 무리한 조건을 앞세운 출혈경쟁보다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수주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GS건설과 롯데건설도 잠재적 경쟁자로 꼽힌다. 두 회사 모두 초기부터 장미아파트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아직 입찰참여를 확정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합이 제시하는 공사비와 사업조건이 공개돼야 실제 경쟁구도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 가운데 롯데건설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잠실이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지역인 만큼 사업참여 명분은 다른건설사보다 뚜렷하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생가터와 롯데월드타워 등이 자리잡은 잠실은 그룹 핵심거점으로 꼽힌다. 장미아파트까지 수주하면 잠실일대에서 롯데건설 브랜드 입지를 한층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상징성만 보고 3조원 규모 수주전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롯데건설은 일부 지방·수도권 사업장에서 미분양 위험이 있는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와 대위변제 부담도 안고 있다.

재무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수주를 위해 공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거나 경쟁사와 출혈경쟁을 벌이는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잠실이라는 상징성과 재무부담 사이 롯데건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장미아파트 수주전이 주목받는 것도 이처럼 건설사마다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 핵심 정비사업장에서는 대형건설사간 브랜드 경쟁을 벌이며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최근에는 공사비 급등과 금융비용 상승 등으로 사업성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입지가 뛰어난 사업장이라도 적정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장미아파트 경쟁입찰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현대건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이나 GS건설, 롯데건설 등 한 곳이상이 가세하면 오랜만에 대형건설사간 맞대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른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하면 핵심사업장에서도 선별수주 기조가 굳어졌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