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도수화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에 육박하면서 빚을 최대한 끌어모아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의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서울 부동산 경매 물량도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고금리를 버티지 못한 차주들의 매물이 경매시장으로 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금융채 5년물 기반 대표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91~6.90%로 집계됐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금융채 5년물 금리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 만큼 시장금리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국내 시장금리에 대한 대내외적인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5.6%를 돌파하며 약 2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은행채 등을 기반으로 하는 대출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은행 주담대 금리도 이미 넉달째 상승 중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예금은행의 주담대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은 연 4.66%로 전월 대비 0.18%p 올랐다. 이는 4.74%였던 2022년 11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22일까지도 시장금리가 0.2%p 오르는 등 상승 흐름을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 대출 연체율은 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63%로 전월(0.56%)보다 0.07%포인트(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과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각각 0.42%, 0.29% 올랐다.
대출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가 늘 경우 부동산이 경매시장으로 넘어가는 사례도 증가할 수 있다. 이미 서울에서는 경매를 통한 부동산 소유권 이전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에서 강제경매 매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은 총 43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23건)보다 약 45% 늘었다. 같은 기간 임의경매 매각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은 2136건에서 2206건으로 3.3% 증가했다.
강제경매는 채권자가 법원 판결 등 집행권원을 확보해 채무자의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임차인이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을 회수하기 위해 신청하는 사례가 포함된다. 임의경매는 주로 금융기관이 담보권을 근거로 신청하며 담보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을 경매에 부치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 차주 부담도 커질 수 있어 경매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는 것도 그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dos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