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기업 간(B2B) 거래에서 법인카드 사용 실익이 크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제 활용도는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은 결제유예 효과를 알고도 현금 송금 관행과 수수료 부담, 낮은 카드 한도 등에 막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윤 비자코리아 전무는 30일 'B2B 결제와 기업 운전자본'을 주제로 열린 미디어 세션에서 "카드는 무이자 운전자금의 수단으로서 효과가 있는데도 B2B에서는 송금 거래를 관행적으로 하고 있거나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자코리아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국내 중소·중견기업 재무 의사결정 관여자 150명 대상)의 90%는 법인카드 결제 시 대금 정산 전 여유 기간에 현금을 활용할 수 있는 '결제유예 효과'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흐름을 관리하고 대금 지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78%에 달했다. 자본 운용의 중요성에 대해서 기업들이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법인카드는 일상적 경비 지출뿐만 아니라 원자재·물품 대금 지급, 거래처 간 대금 정산 등 기업 간(B2B) 결제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카드 결제는 결제 시점과 실제 대금이 빠져나가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시점을 잘 조절한다면 무이자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법인카드를 거래 대금에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 비중이 10% 미만이라고 답한 기업은 51%에 달했다.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계좌이체·현금결제 등 기존 관행이 고착화 되어 있거나 △법인카드의 고액 결제에 대해 몰라서 △수수료 부담 등이 있었다. 특히 유예 효과를 알면서도 쓰지 않은 응답자의 30%는 수수료 부담을 가장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 전무는 "결제 금액이 클수록 가맹 수수료도 커지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있으면 B2B 거래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고 대출 이자를 낼 것인지 카드를 쓰고 수수료를 낼 것인지를 비교하게 된다"며 "기업은 거래처 쪽에서 카드를 안 받으려고 하는 부분도 있고 법인카드 한도도 많이 나오지 않으니 관행적으로 현금 거래를 많이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는 매입사와 발급사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솔루션이 있지만 국내는 사실상 카드사에서 법인카드 수수료를 결정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견기업의 88%는 여건이 바뀐다면 법인카드 도입 확대 의향이 있다는 반응이었다. 무조건적 수요는 아니지만 여건이 갖춰지면 실현될 수 있는 잠재적 수요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무는 "중견기업을 상대로 법인카드 결제와 운전자금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있다"며 "산업별로 전용 혜택도 제공하고 있고 협업을 통해 기업들이 쉽게 카드결제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지희 기자(hjhkk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