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요양기관에 대한 경찰 수사가 평균 1년 가까이 소요되는 가운데 이들 기관에 대한 건강보험 부당이득금 징수율이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인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공단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불법개설 의심기관 1,263곳의 평균 수사 소요 기간은 11.9개월이었다.
수사가 종결된 사건 가운데 6개월 이상 소요된 기관은 982곳으로 전체의 77.8%를 차지했다. 수사에 1년 이상 걸린 기관도 487곳으로 38.6%에 달했다. 반면 3개월 미만에 수사가 종결된 기관은 81곳으로 6.4%에 그쳤다.
공단은 불법개설기관 수사가 장기화되는 배경으로 일반 경찰이 강력·마약 등 주요 사건을 우선 처리하는 데다 의료·약사 분야 전문 수사인력이 부족한 점 등을 들고 있다.
수사 장기화는 부당이득금 환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적된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폐업하거나 재산을 처분할 경우 향후 환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단이 수사기관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기 전까지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하거나 강제처분에 나서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공단 측 설명이다.
실제 불법개설기관의 부당이득금 환수결정액 대비 징수 실적은 수년째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2023년에는 환수결정액 1,718억원 가운데 171억원을 징수해 징수율이 10.00%에 그쳤다. 2024년에는 1,761억원 중 188억원을 징수해 10.71%, 2025년에는 1,455억원 가운데 191억원을 징수해 13.15%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징수하지 못해 결손처분된 금액도 156개 기관에서 총 590억원에 달했다.
기관 유형별 징수 실적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면허대여약국의 누적 징수율은 7.49%에 그쳤고, 병원급 의료기관은 9.57%, 한방병원은 7.63%로 모두 10%를 밑돌았다.
건보공단은 수사 장기화와 재정 누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공단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이른바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특사경이 도입될 경우 계좌추적과 압수수색 등 수사 절차에 신속하게 착수할 수 있어 현재 평균 11.9개월인 수사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공단은 전망했다.
또 조기에 수사를 종결해 요양급여비용 지급 보류 등의 조치가 가능해질 경우 연간 최대 1,798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관련 부처도 특사경 도입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출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이후 찬성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부도 올해 국무회의 및 부처 협의 과정에서 특사경 도입에 대해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적 결정이 가능한 사항’이라는 의견과 함께 개정 찬성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 역시 국정과제로 선정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건보공단은 특사경 도입에 대비해 31명 규모의 전담 독립 수사단 정원 승인도 마친 상태다.
소 의원은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은 국민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건보료 누수의 주범이지만, 1년에 달하는 긴 수사 기간 동안 가해자들은 유유히 재산을 빼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계부처인 복지부, 법무부, 경찰청 모두 특사경 도입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건보 재정 누수를 원천 차단하고 불법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