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만 믿기 어렵다"⋯걸프국, 이란과 새 안보체제 모색

"美만 믿기 어렵다"⋯걸프국, 이란과 새 안보체제 모색

카타르·UAE·사우디, 대화·상호불가침 기반 지역 질서 논의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걸프 국가들이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이란을 포함한 새로운 중동 안보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이란과 대립을 이어가기보다 대화와 상호불가침을 통해 지역 안정을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 [사진=REUTERS/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최근 이란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배경에는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불안이 있다. 최근 전쟁 과정에서 걸프 국가들의 방어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미국에만 안보를 의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졌다는 것이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시작한 전쟁을 두고 "중동의 새로운 안보질서를 모색하게 한 경종"이라고 말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이 이란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역내 국가들도 같은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걸프 국가와 이란 어느 쪽도 상대를 위협하지 않는 안보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AE도 이란과의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이란과 미국의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중동의 미래를 놓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르가시 고문은 이달 초에도 이란이 지리적으로 떼어놓을 수 없는 이웃이라며 관계를 관리할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중동 국가들과 이란 사이에 상호불가침 협정을 맺는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걸프 국가들이 전쟁 이후 이란과의 관계를 미국에 맡기기보다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을 굳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