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이도훈 기자] 한국 장기금리가 미국을 따라 움직이는 현상의 가장 큰 배경은 양국을 동시에 덮친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21년 이후 물가 충격이 없었다면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실제보다 최대 1.5%포인트(p) 낮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20일 발표한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 분석'에 따르면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에 대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기여 비중은 4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 장기금리 22.7%, 미 연준 통화정책 18.3%, 미국 경기 18.0% 순이었다. 미국 국채금리 자체의 영향보다 양국에 공통으로 영향을 미친 글로벌 물가 충격의 영향이 더 컸다는 의미다.
한·미 장기금리의 동조화는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했을 때 더욱 강해졌다. 일별 자료 분석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2021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 당시 양국 장기금리의 공분산과 변동성 공분산이 동시에 급등했다. 두 나라의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오르내리는 폭도 비슷해졌다는 뜻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한국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동조화 기여도 0.385 가운데 정책기대 경로가 0.361을 차지했고, 위험보상 경로는 0.023에 그쳤다. 글로벌 물가가 오르면 시장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런 기대가 국내 장기금리에 선반영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 연준의 양적완화 발표 때도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한국의 금리 기대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요 발표 전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평균 34.2bp(1bp=0.01%p), 한국 10년물은 17.9bp 하락했다. 한국 금리 하락분 가운데 정책기대 경로가 10.9bp, 위험보상 경로가 7.0bp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일별 금리 자료와 가우시언 동태적 기간구조 모형(GDTSM), 연준의 주요 정책 발표일을 활용한 이벤트 스터디 등을 통해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의 원인과 전달경로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같은 공통 충격으로 한·미 장기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현상 자체는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도훈 기자(ldh1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