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분사에 노조 '총파업' 맞불…8000명 쟁의 돌입

LH 분사에 노조 '총파업' 맞불…8000명 쟁의 돌입

조직개편 놓고 정부·노조 정면충돌
2009년 출범 이후 첫 파업 가능성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동조합이 정부가 추진하는 LH 분리·분사에 반발해 총파업카드를 꺼냈다. 조합원 8000여명은 이미 총파업을 포함한 쟁의절차에 들어가면서 정부의 LH 조직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노조는 조직을 쪼개면 주택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분사방침 재검토를 요구했다.

17일 LH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대정부 투쟁선포 기자회견에 참여해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과 LH 분사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언하는 장효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조 공동위원장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조]

노조는 "이미 8000명 조합원이 총파업을 포함한 쟁의절차에 돌입했다"며 "정부가 분리방안을 강행하면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연대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총파업으로 이어지면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LH가 출범한 이후 첫파업이 된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서 LH를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담당하는 '주택도시개발공사(가칭)'와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맡는 '주택도시자산공사(가칭)'로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발과 주거복지를 한 기관이 함께 수행하는 현 구조를 개편해 주택공급 기능을 강화하고 임대주택 운영부담을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노조는 오히려 조직을 나누는 과정에서 주택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주택공급 안정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조직과 인력을 동시에 개편하면 현장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LH 주택공급계획 대비 달성률은 2017~2020년 100% 안팎을 유지하다 2021년 38.3%, 2022년 44.1%, 2023년 50.9%로 떨어졌다. 2024년에는 100%를 회복했고 지난해에는 84.3%를 기록했다.

노조는 2021년 LH 혁신안 시행이후 조직과 인력이 불안정해지면서 공급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인력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 자료를 보면 LH 휴·퇴직자는 2021년 908명, 2022년 931명, 2023년 821명에서 2024년 1012명, 지난해 1027명으로 늘었다. 2021년 혁신안을 통해 LH 정원도 1220명 줄었다.

반면 정부가 요구하는 주택공급 규모와 LH가 수행하는 정책사업은 확대됐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연간 주택공급 물량은 6만가구에서 11만가구로 늘었고 사업비도 20조원에서 60조원으로 증가했다.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 등 정책사업도 맡고 있다.

174조원에 달하는 LH 부채를 어떻게 다룰지도 분사를 둘러싼 핵심쟁점이다.

노조는 LH 부채 상당부분을 공공임대주택 공급과정에서 발생한 '정책성 부채'로 보고 있다. 조직을 나누는 것만으로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재정지원 확대와 임대료 구조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효수 LH노조 공동위원장은 "임대주택을 공급할 때마다 부채가 누적되는 구조"라며 "부채 문제 근본적 해결책은 조직분리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 있는 재정투입"이라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또 정부가 LH에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인력감축과 부채비율 관리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분리구상을 두고 "'빵 만드는 공장과 관리하는 공장으로 쪼개겠다'고 한다"며 "개혁대상은 LH가 아니라 정부"라고 말했다.

노조는 2021년 이후 추진된 혁신안을 재검토하고 현장인력을 회복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LH 분리가 주택공급과 부채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증할 노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정책수행 결과에 대한 정부책임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