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줄자 中·美 전기차 '급제동'…유럽·한국은 질주

보조금 줄자 中·美 전기차 '급제동'…유럽·한국은 질주

상반기 세계 전기동력차 판매 885만대…증가율 2.6% 그쳐
중국 14.1%·미국 28.8% 감소…유럽 31.7%·한국 104% 증가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동력차 시장 성장률이 2.6%에 그쳤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보조금·세제 혜택 축소로 판매량이 두 자릿수 감소한 반면 지원을 확대한 유럽과 한국에서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동력차 시장 분석’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글로벌 전기동력차(BEV·PHEV·FCEV) 판매 현황.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판매량은 885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순수전기차가 629만대 팔리며 10.0% 증가했다.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8%에서 14.7%로 1.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12.0% 감소한 256만대에 그쳤다. 중국의 보조금 지급 요건 강화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구매 인센티브 종료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KAMA의 분석이다.

일반 하이브리드차(HEV)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1521만대로 5.1% 증가했다.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6%로, 세계에서 판매된 신차 세 대 중 한 대 이상이 친환경차였다.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역별 판매는 정책 방향에 따라 엇갈렸다.

세계 최대 전기동력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판매량이 458만대로 14.1%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신에너지차 구매세 감면율이 100%에서 50%로 축소되고 보조금 지급 기준이 강화된 영향이다.

미국도 IRA 구매 인센티브 종료 여파로 판매량이 28.8% 줄어든 55만대에 머물렀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 등이 개인 보조금과 사회적 리스, 법인 세제 혜택을 확대하거나 재도입한 유럽에서는 판매량이 31.7% 증가한 235만대를 기록했다.

한국은 보조금 조기 집행과 노후차 전환 지원, 보급형 신차 출시에 힘입어 판매량이 104% 늘었다. 보조금을 확대한 일본도 62% 증가했다.

인도와 태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는 현지 생산 확대와 중국산 차량 유입에 따라 판매량이 85.3% 증가한 108만대로 집계됐다.

중국 내수시장은 위축됐지만 중국계 완성차 업체의 세계 시장 영향력은 오히려 커졌다.

상반기 전기동력차 판매 상위 10개 그룹 가운데 BYD와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 체리자동차, 리프모터, 창안자동차 등 중국 기업 6곳의 합산 판매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EV 트렌드 코리아 2026'이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BYD코리아 부스에 순수 전기차 '아토 3 플러스'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씨라이언 6 DM-i'가 전시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에도 중국계 브랜드의 유럽 판매량은 90.6% 증가한 53만2000대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15.6%에서 22.3%로 6.7%포인트 높아졌다.

중국 업체들은 신흥시장에서도 판매량을 103.8% 늘린 60만대까지 확대했다. 해당 시장 전체 전기동력차 판매량의 56%에 해당한다. 중국 내 수요 감소를 수출과 해외 현지 생산 확대로 만회하는 모습이다.

정대진 KAMA 회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전환기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고효율·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중국산 공세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과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