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메모리 반도체 공장 투자와 키옥시아와의 공동생산 가능성을 함께 열어뒀다.
2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키옥시아는 많은 강점을 가진 회사"라며 폭넓은 협력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밝혔다. 연구개발(R&D)과 공급망 공유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달 3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고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일본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합작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최 회장은 "일본 전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곳이라면 어디든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잠재적 협력 대상으로 키옥시아를 직접 거론한 것이다. 최 회장은 키옥시아가 미국 샌디스크와 합작회사를 세워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방식을 협력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키옥시아의 미래 전략에 SK하이닉스가 들어간다면 우리는 언제든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공동 공장 건설뿐 아니라 R&D와 공급망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는 낸드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투자 관계로도 연결돼 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운영하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키옥시아에 간접 투자하고 있다.
양사가 생산과 개발에서 협력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낸드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9.3%로 1위, SK하이닉스그룹이 18.2%로 2위를 차지했다. 키옥시아는 13.6%로 4위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31.8%로 삼성전자를 2.5%포인트(P) 웃돈다. 다만 양사가 별도 회사인 만큼 단순 합산 수치가 실제 시장 지배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 회장이 해외 생산거점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있다. 그는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수요보다 "20~30% 부족하다"며 국내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만으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도쿄일렉트론(TEL) 등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가 밀집해 있고 정부의 투자 지원도 적극적이다. 최 회장은 "위험과 문화적인 측면에서 봐도 일본은 매우 매력적인 후보지"라고 평가했다. 일본 여러 지방자치단체도 SK하이닉스 공장 유치에 나선 상태다.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 회장은 지난달 31일 "현재 검토하는 단계"라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이르면 연내 구체적인 투자 방침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키옥시아 측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SK하이닉스와 자기저항메모리(MRAM) R&D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가 D램 공급업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