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국민투표서 EU 가입 협상 재개 '반대'

아이슬란드 국민투표서 EU 가입 협상 재개 '반대'

반대 52.8%로 과반…정부 "2028년까지 협상 재개 안 해"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재개를 거부했다.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과반을 차지하면서 최소 2028년까지 EU 가입 논의는 사실상 중단될 전망이다.

아이슬란드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총리가 30일 레이캬비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30일(현지 시각) 아이슬란드 공영방송 RUV에 따르면 EU 가입 협상 재개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반대 52.8%, 찬성 47.2%로 집계됐다. 유권자 22만5000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82.5%였다.

지역별 표심은 뚜렷하게 갈렸다. 수도 레이캬비크에서는 찬성이 우세했지만, 농어촌 지역이 많은 북서부·북동부·남부에서는 반대가 60%를 넘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아이슬란드 정부는 현 의회 임기가 끝나는 2028년까지 EU 가입 협상을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총리는 "이번 임기에는 가입 협상을 추진하지 않겠다"며 "국민이 유럽경제지역(EEA) 협정에 만족하고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아이슬란드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 단일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EEA 협정과 회원국 간 국경 검문을 없앤 솅겐조약에 가입해 있다. EU에 정식 가입하지 않고도 경제·인적 교류에서 상당 부분 유럽과 연결돼 있는 셈이다.

아이슬란드의 EU 가입 논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됐다. 2009년 가입을 신청해 협상을 시작했지만, 2013년 EU 가입에 회의적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현 정부가 협상 재개를 추진하면서 10여 년 만에 국민투표가 열렸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극권을 둘러싼 안보 불안도 논의를 다시 끌어올린 배경이 됐다.

찬성 진영은 EU 가입이 안보와 경제의 울타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진영은 주권과 어업권 훼손 가능성을 앞세웠다.

특히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어업 정책의 자율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농어촌 지역에서 반대표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 것도 이런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아이슬란드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협력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