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200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대출자 한 명이 새로 빌린 돈은 오히려 줄었다.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차주당 신규 가계대출 규모는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었고, 주택담보대출도 2024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30·40대의 신규 주담대 감소 폭이 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 편제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차주(대출자)당 가계대출 평균 신규 취급액은 3414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128만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은 지난해 2분기 260만원에서 3분기 26만원으로 증가 폭이 줄었고, 4분기에는 409만원 감소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는 99만원 늘어 증가하다가 이번 분기 다시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업권별로 비은행(-1439만원)과 기타(-24만원)는 줄었지만 은행(342만원)은 늘었다.

한은이 지난 19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계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2000조를 돌파했다. 지난 1분기 말보다 25조9000억원 늘어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대출 신규 취급액에는 새롭게 진출한 차주도 있지만 기존 대출 보유자들이 증액이나 대환으로 일으킨 것도 있다"면서 "새로 진입한 차주들의 신규 취급액은 소폭 늘었지만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기존 차주들의 신규 취급액 규모가 작아지면서 전체 평균을 내리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신용 통계는 증권사의 신용 공여를 포함하기 때문에 이번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와는 기준의 차이가 있다"며 "가계신용 통계와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의 방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대출 취급액 중 주담대 신규 취급액 평균은 2억829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2110만원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30대(-2632만원)와 40대(-3537만원)를 중심으로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크게 줄었고 50대(-1281만원), 60대(-1069만원)가 뒤를 이었다. 연령대 중에서 20대(392만원)는 증가했다.
민 팀장은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무주택이나 생애 최초 대출의 비중이 높고 해당 대출은 규제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덜한 측면이 있어 대출 취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20대지만 해당 주담대 차주들은 대출 취급을 위한 소득 여건이 갖춰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30대 신규 주담대 비중은 43.7%로 전 분기(41.4%)보다 증가했다. 이어 40대(24.5%), 50대(15.9%), 60대 이상(9.9%)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4397만원), 강원·제주권(-2108만원), 동남권(-942만원)에서 주담대 신규 취급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은 지난 2024년 2분기 이후 최저치다. 호남권(1113만원)은 증가했다. 전주와 광주 등 분양에 따른 대출이 일어난 지역의 영향이다.
차주당 가계대출 평균 잔액은 9790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50만원 증가했다.
주담대 차주의 평균 잔액은 1억6193만원으로 187만원 증가했다.
민 팀장은 대출 신규 취급액이 감소했지만 잔액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잔액의 상당 부분은 기존 대출 보유자로 구성돼 있고 차주의 상환은 잔액의 마이너스 요인"이라며 "전 분기 대비 상환 규모가 줄어들면서 잔액에서 빠지는 규모가 감소해 신규 취급액과 잔액이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담대 잔액은 20대(575만원), 30대(409만원), 충청권(182만원), 강원·제주권(166만원)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평균 잔액은 30대가 2억341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20대(2억394만원), 40대(1억8586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민 팀장은 "8·13 대책으로 집단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실행될 것으로 보여 신규 취급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책 당국이 전체적인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이어갈 예정이고 주택 시장 상황이나 투자자금의 주식 시장 유입 등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희 기자(hjhkk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