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면받는 지스타

[기자수첩] 외면받는 지스타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지스타 2026 참가사가 공개되면서 게임업계가 술렁였다.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게임사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전부 빠졌고 그 빈자리를 중국 게임사들과 AI 등 기술 업체들이 채웠기 때문이다.

지스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스폰서에 비(非)게임사가 자리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조직위 측은 '외연 확장'이라고 했지만 게임사가 주역이 아닌 행사를 과연 '게임쇼'로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연말 지스타 폐막 이후 어떤 논조의 기사들이 쏟아질지 벌써부터 보이는 듯하다.

한국 게임사들의 지스타 불참 기류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앞서 열리는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의 영향이다. 특히 9월 개막하는 도쿄게임쇼는 넥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엔씨, NHN, 컴투스, 그라비티 등이 참가를 확정하며 지스타에 대한 관심이 옅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는데 그대로 현실이 되고 말았다.

게임사들이 지스타를 외면하는 이유는 '글로벌'과 '가성비'라는 키워드로 수렴한다. 게임사들의 출시 전략이 내수보다는 글로벌 지향으로 바뀌면서 해외 게이머들의 이목이 쏠리는 게임스컴·도쿄게임쇼와 같은 글로벌 게임쇼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마케팅에 주력하다보니 한국 시장에 한정된 지스타의 참가 가치가 떨어지는 데다, 유튜브, 자체 쇼케이스 등을 통해 가성비를 챙기며 국내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다 보니 지스타를 주목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게임사들도 더러 있었다.

지스타는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전시회로 반드시 한국 게임사들이 참가해야 한다는 시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게임쇼들이 다변화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 지스타 역시 달라져야 한다. 방향은 두 가지라고 본다. 한국 게임사들의 빈 자리를 전혀 느낄 수 없도록 국내 시장 공략을 원하는 해외 게임사들을 대거 유치하는 방안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게임쇼'를 실현하는 것이다.

아예 판갈이를 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지스타라는 낡은 포맷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게임쇼를 출범하면 어떨까. 객관적으로 봐도 11월은 너무 늦다. 앞서 열리는 다른 게임쇼에 단물을 다 빼앗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좀 더 이른 시점에,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이 참가하지 않고는 못 배길 최상의 쇼케이스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