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범여권 주도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오는 10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이 12일 당 중앙여성위원회 주최 토론회를 열고 범죄 피해자 보호 공백 등 법률의 문제점 부각에 나섰다.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전을 이어가며 보완입법을 압박하는 한편, 이달 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도 청구하는 등 법 시행 저지를 위한 대응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 투톱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여성위 주최 '국민의힘 여성 안전 대책 마련 토론회, 보완수사권 페지로 인한 여성안전 공백 누가 지킬 것인가'에 나란히 참석했다.
장동혁 대표는 "광주 장윤기 사건처럼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경찰의 수사가 미진한 부분을 보완할 뿐 아니라,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경찰이 사건을 은폐·조작·증거인멸하거나 다른 불법적 행위를 하는 것을 견제하는 장치라는 것을 말해준다"며 "(여권은) 당초 정치검찰이 문제라고 주장하며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했는데, 그게 문제라면 그것을 보완하면 될 일이지 팔다리를 수술하면 될 걸 목숨을 끊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로 돌아갈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검찰을 해체해 하드웨어를 이리저리 갈라놓고 하드웨어를 새로 조립하고 있지만, 이 하드웨어를 구동시킬 형사소송법 절차법에는 손도 못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볼지 가늠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폐지) 보완을 지시했지만, 민주당이나 이 정부가 보완책을 마련할리가 만무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보완책조차 땜질식 보완책이 될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이라도 나서서 서둘러 범죄 피해자들과 국민들을 어떻게 보호할지 고민하고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개정 형사소송법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았다'는 국무회의 내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거론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법안조차 읽지 않고 국민 안전 장치를 없애는데 도장을 찍어줬다"며 "문제는 지금부터다. 경찰의 초동수사가 미흡하면 누가 바로잡을 것이고, 중요한 증거가 누락되거나 인멸되면 누가 다시 확인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정 원내대표는 "여성은 강력·성범죄에 특히 취약하고, 범죄 피해를 입을 경우 신체적 피해는 물론 잘못된 초동수사를 바로잡을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만약 장치가 없다면 국가가 찾을 증거를 피해자가 스스로 찾아야 하고, 자기 돈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자신의 피해를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야 말로 국가가 피해자에 가하는 2차 가해 아니냐"며 "저도 딸을 둔 아버지로서 여성과 그 가족이 겪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안심할 수 있는 형사 사법시스템을 바로 세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곽아람 조선일보 기자와 김재련 변호사 등이 각각 자신의 피해·변호 사례를 토대로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차 교수는 "우리가 범죄를 당하면 누가 나를 지켜주나. 지켜주지 못할 것 같다"며 "탐정을 쓰고 변호사 위임해 증거 수집하고 경찰 압력 넣으면 수사 되고 유죄 판결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일반 국민은 범죄 피해 자체도 억울하고 피눈물 나는데 범죄자들이 활개치는 모습을 봐야 하는데 그 나라 치안이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부터 일면식이 없는 50대 남성에게 지속적으로 디지털 성범죄와 스토킹 피해를 당해온 곽 기자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에게 지옥문이 열린다고 하는데, 저는 사회적 약자도 아니다"라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의 피해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21년 자신이 해당 남성을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고소했을 당시, 검찰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뒤집고 모욕죄로 기소한 것을 언급하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여론전과 함께 법적 대응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법조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범죄 피해자 권리 침해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은 이달 중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해 개정 형사소송법의 위헌성을 다툰다는 계획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채널A 유튜브 인터뷰에서 "청구서 초안이 작성됐고 현재 검토 중인 단계에 이른 상황"이라며 "빠르면 8월 중으로 청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헌법소원의 주요 근거로는 개정 형사소송법상 경찰의 신청 없이는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점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헌법에서 검사의 영장 신청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수사도 하지 못하는 검찰이 영장을 신청하도록 한다는 게 헌법체계와 맞지 않다고 생각해 위헌이라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7대 범죄에만 전건송치 제도를 적용해 범죄 유형에 따라 수사 절차에 차이를 둔 점이 헌법 제11조가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주요 근거로 검토될 전망이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