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또 손보나…애프터마켓 도입 두고 '잡음'

ETF 또 손보나…애프터마켓 도입 두고 '잡음'

이미 변동성·괴리율 극심…운용계 "시행시기 조절해야"
거래소 "전면 백지화 확정 아냐"…9월 시행 여부 주목

[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한국거래소가 오는 9월 상장지수펀드(ETF) 애프터마켓 거래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운용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 전면 백지화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거래소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오는 9월 14일 애프터마켓(오후 4~8시) 개장과 함께 ETF도 거래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최근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애프터마켓에서 거래할 ETF 명단 제출을 요청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운용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 ETF 목록 제출 요청에 주요 운용사 대부분은 응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도 도입이 전면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거래소 관계자는 "애프터마켓 ETF 거래를 전면 백지화하는 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운용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확대된 시장 변동성이다. 올해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가 총 46차례 발동됐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한 차례, 코스닥에서는 3거래일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지난 5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증권(ETN) 도입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장 마감 이후 거래까지 허용하면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규장에서도 ETF 괴리율이 이미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의미한다. 괴리율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거나 싸게 매도할 위험이 커진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ETF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는 총 502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5월 27일 이후 공시만 2254건으로 두 달 남짓한 기간의 건수가 앞선 약 5개월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공시 건수(3802건)는 이미 넘어섰다.

애프터마켓은 정규장보다 가격 안정 장치가 취약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정규장에서는 유동성공급자(LP)가 지속적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며 가격 괴리를 줄이지만 애프터마켓에서는 참여 자체가 불확실하다. 장 마감 이후에는 별도 인력과 시스템을 투입해 적정 가격을 자체 산출해야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증권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거래소는 유동성공급자(LP)가 자체적으로 적정가치를 산출할 수 있다고 보고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iNAV는 ETF가 보유한 주식·채권 등의 실시간 가치를 반영한 지표로 ETF 가격이 적정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정규장에서는 코스콤이 이를 실시간으로 산출해 제공하지만 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제공되지 않을 예정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 가능 시간을 확대한다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데다 설정·환매 등 제도적 기반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만큼 시행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