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반도체는 투자가 곧 분배…주주 동의 없는 성과급은 월권"[종합]

김정관 "반도체는 투자가 곧 분배…주주 동의 없는 성과급은 월권"[종합]

영업이익 N% 성과급 확산에 "사회 전반 번지는 것 우려"
"중국 추격 소름…수도권에 원전이라도 짓고 싶은 심정"

[아이뉴스24 권서아·박지은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방식이 다른 산업으로 확산하는 데 우려를 나타내며, 반도체는 이익을 분배하기보다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해야 하는 전략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김 장관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반도체는 투자가 곧 분배"라며 "반도체에서 버는 돈을 나눠 먹으려 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에 하나 남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영업이익과 연계한 성과급 제도가 도입·확대되면서 이를 다른 업종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영업이익을 나눈다는 논의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심각하게 걱정한다"며 "자본주의 사회가 이런 식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고, 경영진과 노동자는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며 "주주들이 동의하는 인센티브 제도라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다면 월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더 의견을 내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가 기업의 투자 여력과 주주권 보호를 함께 고려한 방향을 두고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산업부는 일정 금액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할 때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기업 이익에 직접 개입하는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최근 불거진 '초과이익 환수' 논란에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입장을 낸 것이다.

김 장관은 "정부가 기업 이익에서 가져갈 수 있는 몫은 세금이 최대치"라며 "법적 안정성과 세수 안정성이 보장돼야 기업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거센 추격 속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 여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중국의 규모와 속도, 기술력은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라며 "현재 2000억달러 규모인 메모리 시장이 2030년에는 1조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우리 전략 자산의 의미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한 번 고객사를 확보하면 쉽게 공급업체를 바꾸지 않는 산업"이라며 "수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면 다시 되찾기 어렵다. 속도전은 불가피한 정도가 아니라 지금보다 더 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생산기지 확대를 위한 전력 인프라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부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호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 군공항,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 부지 [사진=연합뉴스]

김 장관은 "용인 반도체 팹만으로는 앞으로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전력 문제 때문에 수도권에 추가 공장을 짓기도 쉽지 않다"며 "마음 같아서는 수도권에 원전이라도 짓고 싶은 게 내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처럼 재생에너지 여건에 한계가 있는 국가에서는 원전이 불가피하다"며 "현 정부도 원전에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국은 창신메모리(CXMT)처럼 매출보다 더 큰 규모를 투자하는 기업도 있다"며 "반도체는 지금 벌어들이는 이익을 나눌 때가 아니라 더 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시 투자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