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SK텔레콤(대표 정재헌)이 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사업을 '고객을 먼저 확보한 뒤 시설을 구축한다'는 원칙으로 추진한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와 재무적 투자자(FI) 등 외부 자금도 적극 활용한다.

SK하이퍼 올해 3300억 출자…부지·전력 선제 확보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열린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규모 AIDC의 수요 불확실성 우려와 관련해 "회사의 최우선 원칙은 선(先) 구축 후 수요 확보가 아닌, 고객 확보 후 구축하는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재원 또한 고객 확보 이후 FI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충당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AIDC 사업 개발을 전담하는 독립 법인 SK하이퍼를 설립하고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SK하이퍼는 부지와 전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유치와 사업 개발을 주도한다.
출자금은 울산을 비롯한 사업 부지 확보와 GW급 AIDC 운영에 필요한 변전 설비 구축 등에 투입된다. 올해 출자액은 3300억원이다. 나머지 금액은 내년 이후 분할 출자한다.
박 CFO는 "올해 투자액은 SK텔레콤의 잉여현금흐름(FCF)을 고려할 때 무리가 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실제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고객을 확보한 이후 FI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퍼는 SK브로드밴드가 추진하는 기존 데이터센터(DC) 사업과 별도로 운영된다. 별도 조직과 인력을 두고 사업 개발을 담당한다. SK텔레콤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와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다.
AIDC 수요 확대 전망…5GW까지 순차 확장
SK텔레콤은 AIDC 수요 확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재신 SK텔레콤 AI사업개발담당은 "AI 인프라 수요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새로운 수요 확대와 공공 및 산업 전반으로 AI 활용이 확장되는 구조적인 변화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장기적 AI 인프라 수요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빅테크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동시에 갖춘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수요를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DC 수요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5GW 규모로의 확장은 실제 고객 수요에 맞춰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외부자금 활용해 부담 완화…배당 기조 유지
대규모 AIDC 투자에도 기존 주주환원 기조는 유지한다. SK텔레콤은 2분기 주당 83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박 CFO는 "외부 투자를 최대한 확보하고 직접 투자는 재무구조 건전성과 안정적인 배당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진행할 것"이라며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AI 투자 법인에도 참여한다. 해당 법인을 통해 AIDC 핵심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AI 인프라 밸류체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최동희 SK텔레콤 AI전략기획실장은 "AI 혁신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AI 투자 법인에 참여하는 것이 SK텔레콤의 AIDC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자금 납입 요청에 따라 분할 납부하는 구조로 재무 부담을 최소화했다"며 "이사회 참여를 통해 AI 사업에 필요한 역량과 네트워크를 지속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SK텔레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실적으로 매출 4조3591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 당기순이익 466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0.47%, 67.34%, 459.76% 늘어난 수치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