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로봇 배달'이 실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관련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로봇 배달은 기존 서비스 효율·품질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5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자사 배달로봇 '딜리'의 신규 모델을 최근 배민B마트 현장에 투입했다.
딜리 신규 모델은 이전 모델 대비 8%가량 가벼워지면서 최대 속도가 빨라지고 주행거리도 늘었다. 지능형로봇법상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기준에 따라 이전 모델은 100kg을 초과해 운행 속도가 10km/h로 제한됐지만, 신규 모델은 100kg 이하여서 최대 15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플라스틱에서 발포 폴리프로필렌(EPP)으로 외관 소재를 교체한 덕이다. EPP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가벼우면서 열과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보온 및 보냉 기등도 뛰어나다.
이와 함께 신규 모델은 CPU, 카메라, 센서 등을 추가·보강해 인지 능력과 처리 속도가 향상됐다. 이를 통해 한층 나아진 자율주행 성능을 갖췄다. 특히 후방 카메라를 추가 설치해 차량 인식률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로봇배달 원년'을 선언한 지난해 2월 배민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 내 일부 지역에서 배민B마트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B마트 이용 시 로봇 배달을 선택하고 최소 주문 금액을 충족하면 로봇이 주소지의 건물 1층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배민은 2017년부터 배달 로봇 프로젝트를 시작해 기술과 데이터를 다방면으로 쌓아 왔지만, 앱에 로봇 배달 서비스를 연동시킨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현재 배민 로봇 배달은 전체 주행거리 중 99% 이상 사람 개입 없이 자율주행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장마 기간에도 평균 배달 시간 25분 내외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주문 수도 늘었다. 6월 기준 로봇 배달 주문 수는 전달 대비 약 40% 증가했다. 시범 운영 초기였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약 240% 성장했다.
배민은 신규 모델을 앞세워 로봇 배달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2km로 제한된 주문 범위를 더 넓히고, 올해 하반기께 서비스 가능 지역을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요기요는 2024년 인천 송도, 지난해 서울 역삼에 이어 올해 5월 서울 성수까지 로봇 배달 서비스를 확대했다. 성수 지역은 상권과 주거 지역이 혼재된 복합 도심 환경으로 다양한 생활 동선 속에서 로봇 배달의 활용도를 높이고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요기요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 아파트 단지에서 로봇이 각 세대 현관 앞까지 음식을 직접 전달하는 '도어 투 도어' 배달 서비스도 시험 중이다.
그간 국내 배달업계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지금까지 로봇 배달은 단지 입구나 지정 장소까지 로봇이 이동하면, 주문자가 직접 음식을 수령해 집까지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람이 직접 배달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편의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각기 다른 제조사의 공동현관과 엘리베이터 등을 안전하게 통과할 기술력,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동의와 협의를 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탓이 크다.
요기요는 올해부터 래미안 리더스원 단지 인근으로 운영하던 도어 투 도어 로봇 배달 서비스를 반경 1.2km 이내 식음료점 130여 곳으로 확대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봇 배달이 완전히 자리 잡게 되면 배달 서비스의 효율과 품질이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 수요가 많을 때 부족한 라이더 수를 보충할 수도 있고, 악천후 등 라이더들이 기피하는 상황에서도 배달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균일한 수준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나날이 오르는 인건비를 절감해 장기적으로 배달비가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고민해야 할 숙제도 있다. 서비스가 점차 고도화되면서 로봇이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인간 라이더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추세다. 영국 BBC 역시 최근 미국과 영국, 한국 등 주요국 도시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배달 로봇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 문제, 기술적 한계, 각종 제도 손질 등 로봇 배달이 넘어야 할 허들이 아직 많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로봇 배달이 고도화될 경우 인간 라이더가 하기 어려운 일을 보완하면서 서비스 효율·품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