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2022년 준공한 고성하이화력발전소를 두고 발주처와 2850억원 규모 공사대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장부상 올 1분기 영업이익은 회복세를 보였으나 실질적인 현금유입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천억원대 공사대금이 묶이면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1년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압박까지 겹쳐 유동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31일 건설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서희건설과 함께 고성하이화력발전소 발주처인 고성그린파워를 상대로 총 2849억2200만원 규모 중재 및 소송을 진행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해당사업 민자투자자(지분 10%)이자 지분율 90%을 보유한 주 시공사로 참여했다.
분쟁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주 52시간제 시행 및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 보전을 요구하는 중재(1786억5000만원)와 이미 공사를 수행하고도 받지 못한 유보금 청구소송(1062억7200만원)이다.
문제는 대형플랜트 공사 특성상 준공후 정산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판정과정에서 시공사 청구액이 삭감되는 사례가 흔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과거 고덕청정에너지 발전소 관련 중재에서도 설계변경과 공기연장 등을 이유로 약 230억원을 청구했지만 실제 인정받은 금액은 90억원에 그친 바 있다.
이 같은 공사대금 미수상황은 회사의 실질 현금창출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조899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9.3%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9314억원으로 12배이상 늘어났고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92.0%에서 올 3월말 176.2%로 낮아지며 재무지표가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실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같은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367억원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잉여현금흐름 역시 3869억원 적자였다. 공사미수금 등 유동자산에 자금이 묶이면서 회계상 실적개선이 영업을 통한 실제 현금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다가오는 단기 차입금도 상당한 압박요인이다. 1년이내 도래하는 SK에코플랜트 차입금 규모는 약 2조4000억원에 달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달 회사채 발행 규모를 당초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했으며 조달금 전액을 7~8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은 기존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차환"이라며 "고성 관련 중재·소송과는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기업공개(IPO) 지연에 따른 숨은 현금유출 리스크도 본격화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 과정을 거치며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1조원 규모 자금을 조달받았다.
당시 프리미어파트너스,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 큐캐피탈파트너스, KY프라이빗에쿼티 등 국내 주요 운용사 7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으며 발행증권은 전환우선주(CPS) 6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 규모였다.
투자 당시 SK에코플랜트와 FI는 '2026년 7월까지 IPO를 완료한다'는 내용의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IPO 완료전까지는 배당률 0% 조건이었으나 기한내 상장에 실패할 경우 연 5~12% 수준 보장수익률(위약벌 포함)을 적용해 투자원금과 이자를 되돌려받는 구조를 적용했다.
문제는 건설업황 악화 등으로 당초 약속했던 상장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발생했다. 상장기한으로 설정했던 2026년 7월이 도래함에 따라 FI들의 투자금 회수요구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와 모회사 SK㈜는 약정 수익률(연 7.5% 안팎)을 반영한 투자원금 1조원에 이자를 더해 총 1조500억~1조2000억원안팎 자금을 투입, FI지분을 인수·상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FI 지분상환이 재무유동성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발행한 CPS·RCPS는 회계장부상 '차입금'이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있었기 때문이다. 즉 1년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차입금 약 2조4000억원에는 이 FI 상환액이 포함돼 있지 않다. 장부상 부채비율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순수현금 1조원이상이 빠져나가는 '장부외 유동성 부담'인 셈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차입금 2조4000억원에 FI지분 매입금 1조원이상을 더하면 SK에코플랜트가 대응해야 할 실질 현금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한다"며 "고성하이발전소 분쟁으로 묶인 2850억원대 대금회수와 영업현금흐름 회복이 시급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