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날(23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재개발·재건축 관련 발언을 두고 "(이 대통령은) 서울에 더 이상 집 지을 땅이 없다는 현실은 인정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공급 수단인 재개발·재건축의 공급 효과를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서울에서 택지개발을 할 땅을 거의 찾기 어렵다고 토로하면서도, 재건축은 평수가 늘어나 공급 효과가 크지 않고, 재개발은 총 입주 가구 수가 오히려 줄어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보다 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 어디 있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날 열린 토론회에서 국민들은 부동산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뿌리 깊은 편견과 왜곡된 인식을 재확인하는 씁쓸한 자리였다"며 "무엇보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가 추진 중인 2031년까지 31만 호 이상 착공을 목표로 하는 정비사업의 경우, 약 8만 7000호의 순증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가 내놓은 1·29 대책의 서울 공급 순증분 3만 2000호와 비교하면 약 2.7배 많다"며 "재건축은 평균적으로 약 40% 수준의 주택이 순증되고 있고, 재개발 역시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완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평균적으로 약 15% 수준의 공급 증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서울시가 정부에 민간 정비사업의 법적 상한 용적률을 1.2배까지 완화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한 이유도 바로 이 같은 효과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대통령이 얘기하신 것처럼 일부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의 재개발 사업에서 기존 가구 수 산정 방식에 따라 공급 세대 수가 다소 줄어드는 사례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일부 사업에 국한된 경우일 뿐, 이를 재개발 전체의 일반적인 현상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일부 사업에서 공급이 부족하다면, 그에 맞는 맞춤형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세대분리형 주택처럼 제도적 보완을 통해 주택 수를 늘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재개발·재건축의 가치가 단순히 주택 숫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방차 진입도 어려운, 낡고 위험한 주거 현장의 주민들에게 재개발은 단순한 부동산 사업이 아니라 삶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더 쾌적한 집에서 살기를 원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며 "살고 싶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생각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인식이 공개적으로 드러날 때마다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민들은 '이 정부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은 어려워지겠구나'라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예상은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해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유일한 길"이라며 "정답은 가린 채, 지난 시험에서 오답으로 밝혀진 증세 정책만 반복한다면 결과는 또다시 낙제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시는 조만간 정비사업과 관련한 상세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어떠한 경우라도 흔들리지 않고, 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공급 분야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신규 택지 확보가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면서도 재건축·재개발을 하더라도 주택 공급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통상적으로 재건축의 경우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가구당) 평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 역시도 크게 많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재개발의 경우는 총 입주 가구 수는 줄어드는 게 통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이) 주거 환경은 개선되고, 품질 높은 주택이 공급되긴 하지만 기존에 있는 주민의 상당수가 떠나야 하는, 그래서 총가구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과밀한 지역의 경우는 과연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논쟁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