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 트럼프발 '관세 전쟁' 등 배터리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수장들은 연이어 메시지를 내고 위기 속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수장들이 잇달아 구성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내며 캐즘 이후 도래할 '배터리 슈퍼사이클'에 대비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보내며 "지금은 '강자의 시간'"이라며 "위기일 때 진정한 실력이 드러나고, 미래 슈퍼사이클 도래 시 결국 실력을 갖춘 기업이 지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고, 전기차 보조금 지원 철회 등의 정책을 앞세우는 상황에 대한 배터리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에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배터리 모듈을 양산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기술 리더십'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캐즘 이후의 활황기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특히 범처럼 노려보고 소처럼 걷는다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되 제품 및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추는 활동을 정말 우직하고 묵묵히 실행해 나갈 시점"이라며 "이런 자세로 준비하면 다가올 슈퍼사이클의 지배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도 지난달 22일 경기 기흥사업장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행사를 열어 "배터리는 결국 성장하는 사업"이라며 "지난해 경영이 어려웠지만 전 임직원이 힘을 합친다면 슈퍼사이클에 올라탈 것"이라고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서 삼성SDI로 자리를 옮겼다. 최 사장은 취임 직후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기술력 확보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며 "기술이 희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일제히 영업 적자로 돌아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삼성SDI는 7년 만에 분기 적자 기록이다.
실적 악화에도 배터리업체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하는 등 기술 경쟁력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R&D 투자로 1조3000억원을 집행했다. 연간 매출액의 7.8%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 2022년 이후 3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자금을 R&D에 투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2023년1조373억원을 넘는 1조1000억원 이상의 R&D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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