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치솟는 원두값에 저가커피 브랜드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2위 컴포즈커피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올린다.
경쟁사들은 아직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핵심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 올리는 경향이 강한 식품업계 특성상 '도미노 인상'도 배제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4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컴포즈커피는 오는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기존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인상한다.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기존 2500원에서 2800원으로 오른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가격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컴포즈커피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올린 건 지난 2014년 브랜드 론칭 이후 처음이다. 이전에도 음료 등 다른 제품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볼 수 있는 커피 가격은 손대지 않았다.
컴포즈커피는 가격 인상 이유로 4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커피 원두 가격 등 원가 압박을 꼽았다. 실제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생산지의 생산량이 이상기후 여파로 급감하며 최근 국제 원두 가격은 끝없이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커피 전문점 등에서 주로 쓰는 아라비카 커피의 평균 거래가격은 톤당 8397.32달러로 전월 대비 12.39% 올랐다. 전년 동기(5454.3달러)와 비교하면 53.96% 증가했다. 인스턴트나 저가 커피 원료로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터 커피의 톤당 평균 가격도 3일 기준 5534.0달러로 전월 대비 5.3%, 전년 대비 27.16% 상승했다.
컴포즈커피가 가격 인상 신호탄을 쏘며 저가커피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최근에도 스타벅스, 할리스, 폴바셋 등 주요 커피 업체들이 커피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저가커피로 분류되는 브랜드가 인상 행렬에 동참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식품·외식 업계에선 1, 2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따라 올리는 경향이 강하다. 평소에는 소비자 저항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지만, 이른바 '총대'를 메는 업체가 등장하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경우가 잦다.
다만 저가커피 특성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을 쉽사리 결정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가성비가 생명인 저가커피 브랜드 특성상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거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상징과 같은 '2000원 이하' 아메리카노가 사라지게 되면 이미지 타격이 클 수 있다. 컴포즈커피와 함께 저가커피 '3대장'으로 꼽히는 메가커피와 빽다방은 현재 아이스아메리카노를 2000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판매 중이다.
이 때문에 주요 저가커피 업체들은 우선 별다른 움직임 없이 돌아가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면서도, 본사가 비용 부담을 감내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아직까지 소비자 가격이나 가맹점 원두 공급가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국제 원두 가격 상승은 본사가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 시세를 통제하기 어려우나 사용량이 많은 장점을 이용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높여 원두 비용 부담을 경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빽다방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 계획은 없으나 시장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50년 이상 국제 커피 시장에 그린빈을 공급해 온 브라질 세하도 지역의 벨로죠 농장과 계약을 맺고, 수확한 지 1년 미만인 뉴크롭 생두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가맹점주의 운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식자재 및 원부자재의 가격 상승 부담을 본사에서 일부 감내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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