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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마주치기'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의 적극 소통법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언어는 다르지만 코트 안에서 일어나는 플레이는 어디서든 같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눈빛과 제스처 등을 통해 서로 교감을 한다.

핀란드 출신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올 시즌이 팀 지휘봉을 잡은 지 두 번째 해가 된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 최상의 결과를 냈다.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르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그런데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시즌과 견줘 올 시즌 벤치에서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8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타임아웃 도중 선수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8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타임아웃 도중 선수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전임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답게 코트 안에서 다혈질적인 모습을 여러 번 보였다.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는 물론이고 감정 표현에 거침이 없었다.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도중 상대팀 우리카드 알렉스(포르투갈)와 코트 체인지 도중 몸싸움 직전까지 간 상황은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그에 비해 틸라카이넨 감독은 차분한 인상을 줬다. 하지만 올 시즌 틸리카이넨 감독은 조금은 달라졌다.

벤치에서 대한항공이 점수를 내든 아니면 실점을 한 뒤든 한 차례 랠리가 끝날 때마다 코트 안까지 들어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격려한다.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 파이브'도 마다하지 않는다.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때도 마찬가지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랠리 종료 때마다 코트 안 선수들에게 격려를 했고 손바닥을 일일이 부딪혔다.

대한항공 미들 블로커 김민재(가운데)가 8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도중 속공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대한항공 미들 블로커 김민재(가운데)가 8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도중 속공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고 2연승을 거두며 10승 2패(승점31)로 2라운드 팀 일정을 마쳤다. 남자부에서 처음으로 10승 고지와 달성과 함께 승점30도 넘어섰고 1위를 순항했다.

그런데 위기가 없던 건 아니다. 한국전력에 1, 3세트 초반 리드를 내주면서 끌려갔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그 상황을 따라붙고 균형을 맞춘 뒤 흐름을 잡고 경기를 마쳤다.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아쉬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는 경기가 됐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경기 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1, 3세트를 잘 풀어갔는데 좋지 않은 결과가 됐다"면서 "2단 연결 상황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상대 스파이커 중 링컨(호주)은 잘 막았다고 보는데 임동혁에 대한 수비와 견제가 잘 안됐다"고 패배 원인에 대해 언급했다.

링컨은 이날 1, 2세트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5점 공격성공률 27.2%로 부진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임동혁이 그자리를 잘 메웠다.

1, 2세트 교체로 투입됐고 이날 승부가 결정난 3세트에선 선발로 나온 임동혁은 두팀 합쳐 최다인 18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도 66.6%로 높았다. 권 감독 얘기처럼 토종 스파이커로 제몫을 톡톡히 했다.

대한항공 아포짓 임동혁이 8일 치른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도중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대한항공 아포짓 임동혁이 8일 치른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도중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국전력전 승부처로 "1, 3세트를 끌려가다 따라잡은 상황이 컸다"며 "특히 3세트에서 정한용의 서브 순서에서 연속 5득점한 부분이 팀이 승리를 거두는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미들 블로커 김민재가 블로킹을 잡거나 공격 득점을 올릴 때 몸 동작이 유독 더 커졌다. 김민재는 상대 공격을 다섯 차례 가로막으며 10점을 올리며 대한항공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신영석이 버티고 있는 한국전력 미들 블로커진은 8점 3블로킹합작에 그쳤다. 김민재는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틸리카이넨 감독은 "김민재에게만 유독 그러는 게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더 뛸 수 있는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미를 담아 하이 파이브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동혁과 김민재도 이날 경기 후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틸리카이넨 감독의 행동에)선수들 모두 힘을 더 얻는다. 부담이 되거나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오른쪽)이 8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도중 랠리 종료 후 정지석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오른쪽)이 8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도중 랠리 종료 후 정지석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대한항공은 올 시즌 3연속 통합우승을 노리고 있다. 산틸리 감독 재임시절인 2020-21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와 함께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다.

그 뒤를 이은 틸리카이넨 감독도 2021-22시즌 같은 결과를 냈고 올 시즌도 좋은 출발로 그 기대를 높이고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15일 홈 코트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한국전력을 다시 만나며 3라운드 일정에 들어간다.

/수원=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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