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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통계적 학습은 집중도와 반비례한다는 연구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통계적 학습을 할 때에는 집중도를 낮추고 목적 지향 행동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뇌과학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 전현애 교수 연구팀은 사람이 통계적 학습을 진행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핵심 신경학적 연결망을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통계적 학습’은 인간이 주어진 환경으로부터 자신도 모르게 규칙성을 파악하고 그것에 적응하게 되는 핵심적인 인지능력이다.

이러한 통계적 학습이 뇌에서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아직 뇌의 여러 영역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해 통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지는 아직 자세히 모른다.

전현애 교수 연구팀은 통계적 학습 상황에 놓인 참가자들의 뇌 영상을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fMRI)으로 촬영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모니터에 표시된 네 개의 지점에 강아지가 나타날 때마다 참가자들이 해당지점에 대응하는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아지가 나타나는 지점은 사전에 정해진 패턴이 설정돼 있었다. 실험 참가자들은 그 패턴을 사전에 알지 못하고 실험 후에도 패턴을 설명하지 못했지만 실험이 진행될 수록 참가자들의 반응속도는 빨라졌다.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뇌가 패턴을 파악한 것이다.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fMRI)은 공간적 해상도가 높아 통계적 학습을 진행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들에 대한 보다 면밀한 관찰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통계적 학습을 진행할 때 관여하는 뇌 영역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각각의 영역을 이어주는 신경학적 연결망이 개개인의 통계적 학습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밝혀냈다.

데이터 기반(Data-driven) 신경학적 연결망 지도. 연구팀은 어떠한 가설 없이 데이터만을 가지고 신경학적 연결망을 조사하였을 때, 상전두회를 중심으로한 신경학적 연결망이 통계적 학습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사진=DGIST]
데이터 기반(Data-driven) 신경학적 연결망 지도. 연구팀은 어떠한 가설 없이 데이터만을 가지고 신경학적 연결망을 조사하였을 때, 상전두회를 중심으로한 신경학적 연결망이 통계적 학습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사진=DGIST]

가설 기반(Hypothesis-driven) 신경학적 연결망 지도. 연구팀은 통계적 학습에 관여하는 상전두회(superior frontal gyrus, SFG)가 하향 조절과 관련된 다른 뇌 영역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새로 제시했다. 또한 해당 연결망은 음의 방향으로 강해질수록 통계적 학습을 더 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DGIST]
가설 기반(Hypothesis-driven) 신경학적 연결망 지도. 연구팀은 통계적 학습에 관여하는 상전두회(superior frontal gyrus, SFG)가 하향 조절과 관련된 다른 뇌 영역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새로 제시했다. 또한 해당 연결망은 음의 방향으로 강해질수록 통계적 학습을 더 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DGIST]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상전두회(superior frontal gyrus)를 중심으로 펼쳐진 하향 조절(top-down control)에 관련된 영역들과 그들 사이의 신경학적 연결망이 통계적 학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해당 연결망의 연결 강도가 약해질수록 통계적 학습을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향조절은 외부에서 들어온 자극을 처리하는 상향조절(bottom-up control)과 반대로 외부에 어떤 작용을 가할 것인지를 전달하는 메커니즘이다.

전현애 교수는 "하향 조절과 관련된 영역들 사이에서 펼쳐진 연결망의 세기가 감소할수록 개개인의 통계적 학습 수행이 더 좋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같은 결과는 목표 지향적 행동(goal-directed behavior)이나 집중도(attention level)와 관련 있는 뇌 영역의 개입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규칙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무언가를 익히기 위해 너무 집중하지 말라는 뜻일까? 전 교수는 "실험결과는 확실히 그렇다"면서도 "여기서 말하는 '통계적 학습'이 국영수 같은 학교에서의 '학습'과는 무관한 개념이므로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현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의 통계적 학습을 가능케 하는 뇌 신경학적 기전에 대한 핵심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향후 연구팀에서 발견한 두뇌 연결망을 중심으로 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 방법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GIST 뇌과학과 박정탁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학술지 ‘NeuroImage’에 7월9일 게재됐다. (논문제목 : Reduced functional connectivity supports statistical learning of temporally distributed regularities)

전현애 DGIST 뇌과학과 교수(왼쪽)와 박정탁 박사과정생 [사진=DGIST]
전현애 DGIST 뇌과학과 교수(왼쪽)와 박정탁 박사과정생 [사진=DGIST]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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