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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향한 中 보복에 불똥 튄 '애플'…"'메이드 인 대만' 표기하지마"


中 세관 지침 따라 부품 공급업체에 생산지 표기 수정 요청…韓 업체도 '속 앓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급격하게 악화된 미·중 관계 여파로 애플에도 불똥이 튀었다. 중국이 대만산 부품의 원산지 표시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수입을 통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대만의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생산지 표기에 '타이완, 중국(Taiwan, China)' 혹은 '중국 타이베이(Chinese Taipei)'이라고 표기할 것을 요청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최근 대만의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생산지 표기에 '타이완, 중국(Taiwan, China)' 혹은 '중국 타이베이(Chinese Taipei)'이라고 표기할 것을 요청했다. [사진=애플]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대만의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생산지 표기에 '타이완, 중국(Taiwan, China)' 혹은 '중국 타이베이(Chinese Taipei)'이라고 표기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에 '아이폰' 생산라인 일부가 있는 상태로, 대만산 부품 중 '메이드 인 타이완' 표기가 나올 경우 중국 정부의 제재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까 염려돼서다.

이 같은 애플의 조치는 지난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후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 속에서 나왔다.

중국 세관 당국은 수입신고서, 포장재, 관련 서류 등에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는 '대만(Taiwan)',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 등의 표기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세관 당국은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페가트론(Pegatron)의 중국 공장으로 향하는 물품들의 수입 신고서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의장이 페가트론의 고위급 임원과 대만 반도체 기업 대표들을 만난 지 하루 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의 무역 장벽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애플이 공급업체에 중국의 관세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 가을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애플이 부품을 차질없이 공급받기 위해 이처럼 나섰다고 분석했다. 수입 신고서나 관련 문서 등에 중국이 금지하는 '메이드 인 타이완'이라는 문구를 사용할 경우 중국 세관에서 선적을 보류하고 검사할 가능성이 높아 생산 차질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 언론 인사이더는 "지난해 기준으로 이 회사 협력업체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에 있었다"며 "애플 제품 대부분이 중국에서 조립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일로 중국 본토에 있는 한국 제조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방침으로 일부 기업들은 이미 대만에서 출하를 마친 제품의 포장을 모두 뜯어 원산지 표기를 바꾸고, 선적을 마친 제품도 배를 되돌리거나 하역해 새로 작업을 하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산지 표기 변경이 일방적으로 이뤄질 경우 당사자 대만과의 외교 문제나 미국과의 관계 등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원산지 표기 변경 등에 따른 재인증도 필요해 이에 따른 시간이나 비용 문제도 발생한다는 점에서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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