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거품 이후의 스타트업…'위기를 기회로'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최근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유행이다. 글로벌 경기와 증시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가져야 한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국내 정치권도 위기를 논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회로 자신을 찍어 달라고 한다.

스타트업계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만들어졌던 거품이 꺼지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시장은 그동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기업 가치의 고평가 행진이 이어졌고, 최근 들어 자금 경색 압박이 시작되고 있다.

기자수첩 [사진=조은수 기자]

유니콘(조단위 가치 기업) 조차도 추가적인 투자유치에 있어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단계 투자나 상장(IPO)으로 가기위한 스텝이 꼬일 조짐이 보인다.

앞으로 상당수 기업은 기업 가치의 할인 요인이 부각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적자 사업 구조를 탈피 하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턴어라운드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어, 시장 충격이 우려된다. 일부 기업은 대규모 투자금을 받아 기존 사업에서 방향을 튼 피봇(사업 구조 전환)을 하기도 하지만 상당수 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은 ‘글쎄’다.

결국 근래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와 중장기적인 유동성 축소는 이제 투자자들과 창업자들의 시각을 더 보수적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타트업계에선 2005년 설립된 미국의 시드 액셀러레이터(Seed accelerator)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창업자들에게 전하는 레터(5월 19일)가 회자되고 있다. 레터의 세부 내용은 ▲기업 생존으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 ▲기업 밸류에 연연하지 말고 자금 조달을 적극 고려하라 ▲대형 VC들이 투자를 보수적으로 하고 실적 좋은 회사에 자본을 집중할 수 있다 ▲대형 VC들의 보수적 투자는 기업 평가가치의 하향, 투자라운드 규모 축소, 딜 거래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경쟁자들이 무계획으로 높은 지출(비용)을 유지하면서 다음 투자라운드로 넘어가려다가 망한다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적극 동의한다.

최근 만나본 액셀러레이터를 비롯해서 시리즈 A, B, C 등의 라운드에 투자하는 투자자, 벤처캐피탈 관계자 등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최근 만나는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이야기해 왔고, 보수적으로 경영하라고 조언했다. 이미 체감하는 대표들도 상당수 있었다.

앞으로 주목할 점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이다.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돌파구를 가진 기업은 군계일학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알짜 기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기업만이 투자자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아마존닷컴도 2000년 버블닷컴 이후 성장 가도를 달렸다. 그간 숨겨져 있던 내실있는 스타트업은 이번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