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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의 질문과답] 소통부재와 동상이몽으로 젓는 배


제자리 맴맴 도는 ‘과기 거버넌스’ 호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질문: “앞으로 과학기술은 미래를 준비하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이에 대한 밑그림과 조직 개편의 윤곽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구체적 방향성이 나온 게 있나?”

답: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소통이 매끄럽지 않은 것 같다. 인수위원장은 관련 수석을 만들어 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당선인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여기에 인수위원에 과학 분야를 잘 아는 이들이 적다. 이렇다 보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과기 거버넌스’ 호가 ‘제자리 맴맴’ 신세이다.”

현재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과 관련해 ‘소통부재’와 ‘동상이몽’ 론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위원장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겉돌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이 같은 기류는 장제원 비서실장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26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위원장이 주문한 청와대의 과학교육수석 신설을 두고 의미 있는 발언을 내놓았다. 장 실장은 “과학교육 수석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지금 당장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주 처절한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과학교육 수석을 만들기 전에 앞서 ‘처절한 마음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고 밝힌 셈이다. 사실상 관련 수석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 실장은 “자체 개혁이 우선”이라고 다시 강조한 뒤 “그 이후에 과학교육 수석이 필요한지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혁한 이후 그 시스템에 걸맞은 조직을 만들자는 거다.

안철수 위원장이 읍소(?)한 과학교육수석 신설 주장과 결이 다른 셈이다. 물론 이는 앞뒤 순서만 뒤바뀐 것일 수도 있다. 안 위원장은 ‘관련 수석을 만들어 개혁해야 한다’는 ‘선수석후개혁’ 주장을 내놓고 있는 반면 장제원 비서실장은 ‘개혁을 한 뒤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선개혁후판단’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전문위원의 행태도 빈축을 사고 있다. 전문위원으로 임명된 모 위원이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정부출연연구소에 확산되고 있다. 이 위원은 자신의 직함을 이용해 출연연 연구원을 수시로 호출하는가 하면 공식화되지도 않은 개인 의견을 설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기계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해당 위원은 모 연구원에 있을 때부터 문제가 많았던 인물”이라며 “그런 인물이 전문위원에 들어간 것도 문제인데 월권을 행사하면서 출연연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과기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는데도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고 대단한 권력을 가진 것도 아닌 일개 전문위원이 확정되지도 않은 개인 의견을 설파하면서 출연연 관계자들을 다그치는 게 지금 과기 거버넌스 호의 현 주소”라고 안타까워했다.

교육과학수석을 만들어 개혁을 하든, 처절한 개혁을 한 이후 관련 직제를 만들든 지금 중요한 것은 ‘비전과 철학’이다. 왜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위해 과학기술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두 사람이 노를 젓고 있는데 한 사람은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또 다른 사람은 아래쪽에서 위로 노를 거꾸로 젓는다면 그 배는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자신은 노를 열심히 젓고 있는데도 배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간단하다. 내가 젓는 노만 볼 게 아니라 저쪽에서 노를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파악하면 된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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